교실 문이 벌컥 열렸다.
야, 내 신발 어디에 숨겼어. 씨 빨리 내놓으라고!!!
수업 중이었다.
내가 앞에 있었고
아이들은 모둠 활동 중이었다.
진정해! 여기 수업 시간이야, 지금 뭐하는 거야!!!
라고 아무리 소리쳐도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잔뜩 화가 난 눈빛은 신발을 숨긴
범인을 찾느라 바빠 보였다.
불청객을 저지하기 위해 어깨라도 잡았다가는
나중에 문제의 소지가 될까 싶어
그저 말로만
큰 소리로만
나가라고, 선생님이 앞에 있다고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말만 되뇌여야 했다.
11년 동안
수업 중에 그 누구도
그토록 무례한 적은 없었다.
온 몸에 문신을 잔뜩 두르고
말끝마다 욕을 하는 아이도
어쨌거나 내가 앞에 있으면
제 나름의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했다.
수업 시간은
교장 아니라 교장 할아버지가 와도
절대 건드리지 못하는 거라고 배웠다.
불청객이 사라지고
웅성거리는 분위기가 가라앉은 교실에서
도대체 알 수 없는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우울감을
온 몸으로
견뎌 내며
수업을 마쳤다.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