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요즈미 시라가와역에 있는 블루보틀 1호점을
가겠다고 마음먹을 때까지만 해도 약간은
식상한 마음이었다.
'블루보틀이 다 같은 블루보틀이지.'
'그 흔한 프랜차이즈 카페 아니겠어?'
꼬일 대로 꼬인 마음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 것은
흔히들 많이 출발하는 역이 아닌
다른 역을 통해
동네를 구경하며
찾아가는 여정이 꽤나 괜찮았기 때문이었다.
흰 바탕에 파란색 보틀 그림이 없었다면
여긴 줄도 몰랐을 위치에
갑자기 등장한 '블루보틀'은
생각보다 무척 괜찮았다.
꽤나 넓은 공간,
높은 층고,
친절한 직원(모두 영어가 가능했다!!!)들의
서비스에 한껏 기분이 좋아진 데다
디저트, 그리고 무엇보다 커피가 정말 맛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18년에 뉴욕에서 갔던
블루보틀은 그렇게 좋은 기억이 없는데
(산미가 가득한 원두, 지나치게 추운 날씨. ㅠ.ㅠ)
도쿄의 블루보틀은
마음에 쏙, 들었다.
딸은 옆에서 색칠 놀이를 하고
나와 남편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어가며
2시간이 훌쩍 넘은 줄도 모르고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그 흔하디 흔한
아메리카노가
무척 맛있게 느껴졌던
특별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