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명우 Feb 21. 2020

인간관계를 위한 빨간약(15)

[심리적 영향력의 활용]

•심리적 영향력을 활용하는 방법.


‣심리적 영향력은 현실에서 가장 많이 관측되고 활용됩니다. 대표적으로 타인에게 긍정적인 말을 해주거나 재미있는 행동으로 웃겨주는 게 심리적 영향력의 실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힘은 자주 목격되는 데다가 같은 위계에 있는 사람에게는 크게 작용하기에 많은 사람이 중요하게 여깁니다.


심리적 영향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3가지입니다. 첫째, 긍정성. 둘째, 유머. 셋째, 경청. 이 세 가지만 지니고 있어도 사람들은 우리를 좋은 사람 혹은 내면적 매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여깁니다. 그럼, 이 세 요소를 기초로 전략을 설정해봐야겠죠. 하지만 이런 전략 이전에 한 가지 질문을 남깁니다. 긍정성, 유머, 경청. 이 세 가지 가치는 과연 얻기 쉬울까요?


1)기대를 꺾지 않는다.


인간은 부정적 정보에 민감한 편입니다. 우리가 아는 민담이나 동화는 사실 아이들이 낯선 사람을 믿지 않게 하려 꾸며진 이야기라고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설 공주의 함의는 다르게 느껴집니다. 푸른 수염은 더욱 묘하게 읽히네요. 어른의 말을 잘 들으면 달콤한 생활이 보장된다는 것과 금기를 어기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벌어진다는 걸 암시하니까요.


이처럼 부정적 정보에 민감한 우리 본성으로 인해, 우리는 타인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거기서 드러나는 허점을 먼저 찾아내고는 합니다. 가령 사업하겠다는 친구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잘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죠. 그래서 충고를 가장해 내가 하고픈 말을 그대로 쏟아냅니다. 어쩌면 기를 꺾는 것처럼 보이는 이 행위는 사실 상대를 위한 마음이라기보다는 내 감정을 충실히 따른 결과입니다.


이런 타인의 기대와 마음을 꺾는 말은 인간관계에 도움이 안 됩니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내게 긍‧부정적 물리력도 행사할 수 없다면 상대는 더는 묻지도 경청하지도 않을 테니까요. 말하자면 심리적 거리감만 벌어지는 겁니다. 그렇다고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하면 위화감이 발생할 수도 있고,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대의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중립적으로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시 : 내가 볼 때는 망한 썸인데 친구는 찐사랑이라고 믿을 때.


나는 이 썸이 썸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친구는 상대로부터 좋은 답을 들을 거로 예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쁜 예는 내가 생각하는 부정적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는 겁니다. 예를 든다면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거죠. ‘내가 볼 때는 썸도 아니니까 혼자 김칫국 마시지 말고 연락하지 마. 괜히, 네 꼴만 우스워진다.’ 이런 말은 친밀한 관계에서는 고맙게 들을 수 있으나, 사실 친한 사이라고 해도 고까워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고쳐 말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볼 때는 몇 가지 문제만 해결하면 더 잘 될 것 같거든. 혹시 OO은 어떻게 할지 생각해 봤어?”


이렇게 말해야 상대는 자기 이야기를 더 털어놓고 논의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가령, 상대의 마음이 확실하지 않은 것 같으니까 통화를 유도해보던가 따로 만날 기회부터 잡아봐야겠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게 확실하면 좀 더 진행해도 되겠다고 말해주는 거죠. 이런 식으로 대화를 진행하면서 내가 걱정하거나,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부분에 대한 논의와 해결책을 제시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는 자기를 진심으로 걱정해준다면서 좋아합니다. 결론적으로 그는 유용한 피드백을 받은 셈이고, 우리도 거짓말을 한 게 아니기에 서로 담백한 대화가 이뤄진 거죠.


2)잘해주기보다는 여유로울 것.


저는 고양이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합니다. 개와 달리 고양이는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데도 인간에게 사랑을 받습니다. 개가 사랑받는 건 필사적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데다 그걸 갚아주기까지 해서이니 분석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고양이는 대체 왜 사랑받는 걸까요. 왜 그들은 노동하지 않으면서 존재만으로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고양이의 매력을 분석해본다면 그건 여유와 자기 충족입니다. 물론, 고양이 중에서도 개냥이가 있다고 반박하실 분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고양이는 독립적이면서 혼자서도 잘 지내는 쿨함을 보여줍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딱히 누군가에게 잘해주거나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려 들지 않아도 여유로움과 자기 충족이 관측되면 사람들은 편안해합니다.


그래서 타인에게 잘해주거나 재미있어 보이거나, 경청하려 애쓰는 태도를 굳이 보일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자기 생활을 잘 꾸려나가고 안정돼 있으면 됩니다. 타인을 만났을 때도 여유로운 태도로 대화에 임하면 되고, 여유가 없을 때면 만남 자체를 피하시는 게 더 매력적입니다. 그러면 타인은 여러분의 여유를 보고 부러워할 수 있고 때로는 의존하고 싶어 할 겁니다. 스스로 행복을 추구하고 자기충족적 삶을 사는 사람은 행복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거든요.


결국 제가 하는 말은 단순합니다. 본인 성격에 결함이 없고, 타인에게 지적받아 고쳐야 할만큼의 문제가 아니라면 그냥 내버려 두세요.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 라이프스타일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여유를 찾으시면 됩니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내버려 두고 다만 여유롭게 행동하세요. 그것만으로도 매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네, 타인의 사랑을 얻으려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간관계를 위한 빨간약(1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