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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우 Feb 27. 2020

인간관계를 위한 빨간약(17)

[명제 셋, 나는 무엇을 꿈꾸게 하는가?]

세 번째 명제는 [나는 관찰된다]와 [긍정적 물리력]에 기반해서 나온 명제입니다. 



다소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꿈꾸게 한다는 말 자체가 생경할 테니까요. 제가 말하는 꿈 꾸게 한다는 무엇을 기대하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이 명제를 설명하기 위해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우리는 왜 인간관계를 맺을까요?


저는 외로움이 가장 큰 동인이 된다고 믿습니다. 만약 고독을 전혀 느끼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에게 관계는 거추장스러운 일로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감정이 없는 사람이라도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 수 없습니다.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 관계는 필수적이거든요. 그러므로 인간관계의 발생 원인은 생존과 번식을 위함이고 이런 생물학적 필요가 성욕과 외로움이라는 구체적인 욕망으로 발현합니다. 그럼 이 두 이유로 발현한 인간관계는 어떤 양상으로 이뤄질까요.


대체로 관계는 개체가 통제할 수 있는 최대 범위로 확장했다가 축소하는 경향성을 보입니다. 일생의 한 지점에서는 최대한 넓은 관계를 지향하는 시도가 한 번은 일어납니다. 이후 관계에서의 환멸과 무용성을 느끼면, 차츰 정리되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크기로 줄어듭니다. 이 외에도 외부적으로는 넓은 관계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그 안에서 핵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등을 둡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넓은 관계는 중요한 관계 중심으로 재편된다.


나이가 들어가며 이런 현상은 가속화됩니다. 기존에 유지하던 관계는 크기가 축소되거나 넓어지더라도 실질적 교류가 줄어듭니다. 우선은 이 소결만 기억해 두겠습니다. 좀 더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또다시 질문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인간관계를 억지로 닫을 때가 있다면 그건 언제일까요?


첫째, 큰일을 앞뒀을 때.

둘째. 몸과 마음이 모두 아플 때.

셋째, 인간관계가 아무 도움도 안 될 때.


여기서 찾아낼 수 있는 결론은 ‘생존을 위해 더 중요한 일이 있으면 관계는 축소된다’입니다. 이 결론을 받아들이면 인간관계는 생존이라는 커다란 영역에 포함된 부수적 활동임을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필요하다면 관계를 쉬거나 내려놓을 수 있다는 건, 생존과 관계를 판단하는 위계가 우리 안에 있다는 뜻이 됩니다.


이런 결론을 받아들인 후, 인간관계의 목적을 도출해 본다면 그건 생존에 더 유리한 상태를 조성하기 위함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공이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 생기면 관계를 내려놓고, 자기 미래가 명확해질수록 유의미한 관계만 유지하게 됩니다. 즉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는 류의 관계는 20대를 지나오며 줄어들고 나이가 들어가며 점차 우정보다는 자신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관계 중심으로 재편합니다. 제가 하는 이야기가 새로울 건 없습니다. 누구나 알 법한 걸 다시금 정리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논의를 통해서 도출해 노고 싶었던 결론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러므로 관계는 일생에 걸쳐 선별적으로 이뤄진다.


나는 무엇을 꿈꾸게 하는 가는 이 결론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우리는 관계를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또한 관계가 최대 범위로 확장됐다가 축소되는 것에 비춰 주관적 위계로 관계를 재편할 수 있음도 알 수 있습니다. 다수의 사람은 인간관계가 선별적으로 이뤄진다는 말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는 사람은 모두 평등하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기존의 도덕관념이나 교육의 영향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저도 사람은 모두 평등하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동시에 타인을 평가하고, 자기 생존에 더 유리하다고 여기는 사람과 관계 맺기 하려는 특성이 있습니다. 즉 관계는 외부적으로 자연스러운 양태를 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복잡한 선별과정이 일어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타인에게 내가 당신의 삶에 선(善)으로 작용할 가치를 지녔음을 보여줘야 하며, 나아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임을 기대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같은 가치를 지니고서도 인간관계에서 더 유리해질 수 있는 거죠. 결론적으로 이 세 번째 명제는 내가 지닌 물리력, 영향력을 어떻게 잘 활용할까에 대한 해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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