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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우 Mar 15. 2020

인간관계를 위한 빨간약(32)

[명제 다섯, 흔들리지 않음이 곧 강함이다]

소위 멘탈이 좋다는 평을 드는 사람이 있죠? 이런 사람은 의지가 강하기도 하지만 무딘 경우가 더 많습니다. 외부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해도 좋겠네요. 반면 예민하고 센스 있는 사람은 관계를 잘 맺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정 기복으로 인해 본인은 관계를 힘들어합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예민한 사람은 관계 맺기가 어렵습니다. 타인의 관점에서 예민한 사람은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내적으로 흔들리고 괴로운 감정이 있어도 이를 표현하지 않는 게 더 낫습니다. 적어도 인간관계에서만큼은 그렇습니다. 인간은 나약하다고도 강인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타인을 지배함과 동시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다수의 사람은 의존하려는 욕구가 더 큰 것처럼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흔들리지 않는 사람, 기복이 적은 사람,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사람, 태도가 일관적인 사람 등등의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건 그에게 의지할 수 있어서입니다. 외부적으로는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다,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다, 처음과 끝이 같다 등으로 표현되지만 이 모두는 의존할만하다의 다른 언어일 뿐입니다. 비 내리던 그 날, 제가 포치에 서서 밖을 보며 사유할 수 있었던 건 포치에 의존하고 있어서였습니다. 만약, 포치가 비에 취약한 구조물이었다면 저는 이런 사유를 하지도 못했겠죠.


마지막 명제입니다. 이 명제는 설명하기 이전에 제가 깨달음을 얻게 된 과정을 말하고 싶습니다. 20대의 어느 날, 먹고 살기 위해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취직은 해야겠고 하고 싶은 건 없었습니다. 어느새 즐거웠던 대학 생활은 완전히 지나간 시절이었죠. 중앙도서관 4층에서 공부하다가 지루해져 5층 테라스로 나왔습니다. 비가 오고 있어서 그런지 테라스는 한산했어요. 문을 열고 포치 아래에 서서 비 내리는 교정을 봤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소나무 한 그루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무는 왜 흔들릴까?”


질문은 좀 더 길어졌습니다. 바람이 불면 나무가 흔들리는 건 당연하지만,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것들도 많잖아요. 어째서 나무는 바람이 불면 흔들릴까? 중요하지도 않은 문답을 오래도록 제 안에서 거듭하자 이런 결론을 얻었습니다.


“나무는 흔들림을 내재하고 있다.”


만약 나무에 흔들림이 내재하지 않았다면 아예 움직이지 않거나 파괴됐겠죠. 이때 제 안에서 커다란 깨달음이 현현했습니다. 저는 늘 마음먹은 만큼 못해내고 조금만 힘들어져도 참아내지 못하는 자신이 미웠습니다. 남들이라면 버틸만한 일도 예민하고 싫증을 잘 내는 저는 금방 그만둘 때가 많았죠. 이윽고 나무 하나에 대한 깨달음은 곧 인간성에 관한 깨달음으로 확대됐습니다.


“아, 우리가 흔들리는 건 사람이기 때문이구나!”



소위 멘탈이 좋다는 평을 드는 사람이 있죠? 이런 사람은 의지가 강하기도 하지만 무딘 경우가 더 많습니다. 외부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해도 좋겠네요. 반면 예민하고 센스 있는 사람은 관계를 잘 맺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정 기복으로 인해 본인은 관계를 힘들어합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예민한 사람은 관계 맺기가 어렵습니다. 타인의 관점에서 예민한 사람은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내적으로 흔들리고 괴로운 감정이 있어도 이를 표현하지 않는 게 더 낫습니다. 적어도 인간관계에서만큼은 그렇습니다. 인간은 나약하다고도 강인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타인을 지배함과 동시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다수의 사람은 의존하려는 욕구가 더 큰 것처럼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흔들리지 않는 사람, 기복이 적은 사람,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사람, 태도가 일관적인 사람 등등의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건 그에게 의지할 수 있어서입니다. 외부적으로는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다,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다, 처음과 끝이 같다 등으로 표현되지만 이 모두는 의존할만하다의 다른 언어일 뿐입니다. 비 내리던 그 날, 제가 포치에 서서 밖을 보며 사유할 수 있었던 건 포치에 의존하고 있어서였습니다. 만약, 포치가 비에 취약한 구조물이었다면 저는 이런 사유를 하지도 못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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