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님하고 팔짱 끼고 걷는 걸 좋아하는데,
나보다 머리가 하나만큼 더 커진 아드님은 이제 쓰윽 내 손을 빼낸다.
그러면 나는 또 손을 슬며시 아드님 팔꿈치 사이로 밀어 넣고.
아드님은 또 쓰윽 빼고.
그러다 나는 앙탈까지 부려본다.
"에이 손 좀 잡아달라고!"
얼마 전엔 밤늦게 퇴근하고 돌아오니 아드님 방에 빨랫감이랑 쓰레기가 눈에 거슬렸다.
신경이 예민해져서 잔소리를 좀 했는데,
아드님이 별말 없이 내 잔소리를 다 들어준다.
아드님은 그렇게 혼이 나도 자기 잘못을 바로바로 수긍할 줄 아는 멋진 장점이 있다.
내가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가만히 내 옆에 와서 머리를 내밀고 씩 웃는다.
내가 회사에 있을 땐 한창 바쁜 시간만 골라서 하루에 세네 번씩 전화를 하는 아드님은,
"엄마 나 손가락에 핏줄이 터졌어"
"엄마 합기도 하다가 6학년 애한테 배를 맞았는데 장은 괜찮을까?"
"엄마 교복 사이즈 뭘로 사?"
"엄마 아빠 몇 시에 와?"
"엄마 오늘 내가 시험을 봤는데 수학을 땡땡점 맞았어. 그래도 영어는 잘 봤어!"
"엄마 나 괜찮겠지?"
사소한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얼마 전에는 내가 아드님을 오해해서 버럭 화를 낸 적이 있었는데, 못내 억울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엄마가 화를 냈으니 잘못을 인정하라고 했다.
나는 괜히 심술이 나서
잔뜩 얄미운 말투로
"싫은데~내가 왜~ 얼마 줄 건데~
아! 몰라 몰라!"
하고 발뺌을 했다.
덕분에 아드님의 최대 분노 게이지 수치를 달성했다.
그래도 아드님은 금방 또 웃어준다.
그래서인지 때때로 아드님이 나보다 더 어른스럽게 느껴진다.
밥도 안 차려주고 매일 야근하는 엄마 덕에 인스턴트를 많이 먹어서인지, 늦게 오는 엄마랑 야식을 뿌셔서인지 어제는 아드님이 조금 아팠다.
내일부터는 간단하게라도 아침을 챙겨 주어야지.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주는 나의 사랑 아드님
오늘은 아드님에 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