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닮은 스타일의 그녀

by 다정한 포비



아침 출근길에 버스에서 내리는데,

앞에 어떤 여자분의 뒷모습이 유독 눈에 띄었다.


머리카락이 삐죽빼죽 튀어나오게 연두색 형광 고무줄로 대충 묶은 헤어스타일,


평범한 아이보리색 재킷,


발목이 살짝 드러난 청바지와


파랑 나이키 로고가 돋보이는

검은색 운동화를 신은 그녀는


아침 출근길부터 처진 어깨를 하고


내 앞에서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앞모습을 힐끗 보니 표정이 없다.


나는 피식 웃음이 났다.


'완전 내 스타일이네~'


(이상형 말고 나와 같은 스타일 ~)


내가 다니는 직장 맞은편에는

큰 산업단지가 있어서

멋쟁이 젊은 남녀 직장인들이 정말 많은 편인데,

그래서인지 그녀의 수수한 스타일에 더 눈길이 갔나 보다.


물론 다른 사람 신경 안 쓰고

소신껏 적당히 단정하게 차려입는 옷차림은

나의 평소 스타일이기도 하다.


앗!


그런데 신호등이 바뀌자 그녀가 산업단지 쪽이 아닌 나와 같은 방향으로 횡단보도를 건넌다.


'어?'


그녀가 우리 직장 옆 관공서로 들어갔다.


'앗! 그녀도 공무원이었나 봐!

그녀도 어제 야근하고 좀 지쳤나?

혹시 나처럼 잔업이 아직 남은 걸까?'


갑자기 동병상련의 공감대가 느껴져서 머리를 긁적이다 혼자 머쓱하게 웃고 말았다.


가벼운 목도리를 두른 아저씨,

경량 패딩을 입은 젊은 남자,

크롭탑을 입은 젊은 여자,

같은 날씨 속에도

다양한 패션 스타일의 서울 사람들은 매일 아침 신선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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