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타 강사 중2 엄마

by 다정한 포비

9시에 퇴근하고 집에 와서 정말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었었다.


정말로 그랬었다.


그러나...


밤 10시에 배고프다고 냉장고를 수시로 열어대는 아드님 덕에 나는 어느새 일어나 달걀 볶음밥을 만들고 있었다.


'어제 이 시간엔 삼겹살을 굽고 부추를 무쳤었지 아마도...'


덕분에 이왕 움직인 거 설거지도 하고 쌀도 안치고 아침에 끓일 미역도 불렸다.


그러다 과학 중간고사 준비도 함께 하게 되었는데...


일타강사는 아니어도 나름 이타강사는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구리의 불꽃반응색은 청록색이잖아. 청개구리 어때? 개구리 무슨 색이야? 청개! 구리! 그래서 구리는 청록색이다!"


"리튬은 불꽃반응색이 빨간색이지? ~ 빨간색 리튬 ~ 줄여서 빨리!~어때 외우기 쉽지?"


아리스토텔레스가 어렵다는 아드님에게

"잘 봐! 아리까리 할 때 스톱! 하고 전화 텔레폰해! 아리까리!스톱!텔레스~아리!스토!텔레스! ^^ "


(근데 도대체 아리스토텔레스 이름이 왜 외우기 어려운 거지? 그 유명한 분을?)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었던 나는 결국 별거 별거 다하고 자게 되었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늘 진다.


사랑해 아드님♡


아이쿠! 졸려라!


감사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얼음 로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