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되려고!

운수 좋은 날

by 다정한 포비

오늘은 나의 글쓰기 세계에 이왕 발을 들인 당신에게 '이것은 실화다'에 나올 법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겠다.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여기서 읽기를 멈추시라. )


점심에 밥 동무 실무관들과 국숫집에 갔다.


내 뒷자리에는 할아버지 두 분이 순두부가 곁들여진 잔치 국수를 드시고 계셨다.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뒷자리 할아버지가 내 등 뒤 쪽을 향해 재채기를 하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등 뒤가 축축해지며 이물감이 느껴졌다.


그렇다.


할아버지는 내 등을 향해 재채기와 함께 드시고 계시던 잔치국수를 함께 내뿜으신 것이다.


(아... 다시 생각해도 너무 슬프다. )


그렇지만 더 안된 일은 등 뒤로 손이 닿지 않는 나 대신에 내 등을 닦아주게 된 뉴진스를 닮은 미혼의 후배 실무관이었다.


나는 비록 등만 축축했지만 우리 고운 실무관은 그 모든 잔재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도하게 된 것이다.


할아버지께서 미안하다고 하셨지만, 나와 실무관은 그 뒤로 차려진 음식에 집중할 수 없었다. 실무관 쪽을 슬쩍 쳐다보니 주문한 국수를 먹는 둥 마는 둥 깨작깨작거린다. 나는 괜히 미안해서 밥 먹고 커피 마시러 들른 카페에서 군것질 거리를 사서 실무관에게 내밀었다.


오늘 아침에는 업무 관계로 한 정거장 일찍 버스에서 내렸는데, 저기 멀리 로또 1등 17번 당첨 가게의 현수막이 또 날 꼬셨다.


망설이다 들어간 가게 주인에게 나는

"사장님, 로또 1등짜리 자동 5,000원 한 장 주세요"라고 주문을 했다.


사장님이 로또 자동 한 장을 주시며 말씀하셨다.


"네~~ 여기 1등짜리 로또요~"


돌이켜 보니 분명 사장님은 나에게 1등짜리 로또를 주신다고 하셨고,

나는 또 로또 1등에 당첨되려고 점심에 국수 벼락을 맞았고,

오늘도 밤까지 줄줄이 야근을 했던 것이 아닐까?


모든 것이 다 계획된!

역시! 나는 로또 1등 당첨감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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