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산에 오르는가
요즘은 주말마다 별일 없으면 산을 찾는다.
무난하고 즐겁게 오르는 산은 인천에 있는 계양산이고, 시간이 부족하면 서울에 있는 남산으로, 이 주 전에는 인천 고려산에, 지난주에는 서울에 있는 청계산에 다녀왔다.
나는 올라가는 사람들 중에 가장 숨소리가 거칠고 올라가는 모양새도 영 서툴긴 하지만, 어제는 오르는데만 한 시간 반은 예상했던 청계산을 1시간 17분 만에 올라 무척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주말마다 산에 오르는 중년들의 취미생활을 예전에는 다소 가볍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일단 산에 도착하면 기를 쓰고 오르고 있는 같은 중년의 나를 본다.
나는 왜 산에 오를까?
첫 번째, 절친 남편이 등산을 좋아해서
두 번째, 힘듦을 견디고 올라가면 정상에서의 성취감이 꽤 만족스러워서
세 번째, 무엇보다 건강에 좋다더라
네 번째,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장관인 풍경과 산내음
다섯 번째, 내려와서 먹는 음식은 다 맛있어서!
그리고 여섯 번째,
나는 그렇게 무르지만은 않다고,
내가 부족한 점은 있지만 그건 내가 인내심이 부족하고 참을성이 없어서 계속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고.
이를 꽉 물고 거친 숨을 내쉬며 하나하나 내딛는 이 걸음처럼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쌓아 만들어갈 나의 미래를 생각한다.
어쩌면 나는 더 잘할 수 있을지 몰라.
나는 씩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