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키워드 : 설핏하다

26일 차 순우리말로 짧은 글쓰기

by 다정한 포비

휴대전화기 사진첩에 꽃 사진이 가득하다.

꽃 사진이 많아지면 나이를 먹는 거라고 하던데 나는 정말 그런가 하고 설핏한 웃음이 났다.

환호하고 기뻐하며 마음껏 꽃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정말 그렇네요 하고 가볍게 웃었다.

그러다 혼자 길을 가다 소박하게 피어 있는 작은 들꽃이라도 만나면 쪼그리고 앉아 마음껏 감탄한다.

나는 나의 어떤 마음을 망설였던 걸까? 사람들의 넘치는 감수성에 비하여 나의 감수성은 보잘것없어서 내세우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넘치는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웠을까?

소중하지 않은 나의 감정은 하나도 없었을 텐데 말이다.


*설핏하다 : 잠깐 나타나거나 떠오르는 듯하다. 사이가 촘촘하지 않고 듬성듬성하다.

해의 밝은 빛이 약하다.


*지난 26일 차에 올리지 않았던 글을 늦게도 올려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