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처음으로 ‘보고 싶다’라는 말이 입에서 나왔던 때는?
어찌 보면 내 인생에 흑역사인 것 같아 그동안 꽁꽁 싸매 두었던 내 짝사랑 성당 오빠의 이야기를 드디어 밝힐 때가 되었다.
(이번 달 ‘사랑’이라는 글쓰기 주제는 역시 난이도가 상이다.)
내 첫 짝사랑 오빠는 만화 슬램덩크에 정대만을 닮았었던가, 듀스의 김성재를 닮았었던가,
암튼 잘 생기고 키도 크고 농구도 잘하고 성격도 착한 좋은 사람이어서 성당에서 인기가 많았다.
오빠가 처음 보내준 달콤한 향기가 폴폴 나던 그 편지를 나는 닳고 닳을 때까지 읽고 또 읽었는데, 아무래도 처음으로 이성이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때는 역시 그 오빠를 좋아했던 고등학생 때인 것 같다.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나보다 두 살 위였던 그 오빠는 지방으로 대학을 가고, 나는 어리숙한 고등학생인지라 별다른 썸 하~나~ 없이 나의 아픈 짝사랑은 쫑이 났다.
나는 누구를 좋아하면 한없이 한없이 약해진다.
밀당이 뭐예요?
따지고 재는 법 없이 그냥 좋아한다.
그것도 많이.
(가끔은 그게 나의 어떤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돌이켜보면 그런 짝사랑은(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건강한 방식의 사랑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보낸 그 마음들이 허공으로 흩어져 결국은 상대방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것으로 마무리되니 말이다.
괜히 억울해질 상대방을 생각해 보면 그냥 그건 내 억지였을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남녀 간의 사랑은,
주는 만큼 되돌아오는 안정적인 사랑이다.
(다행히 지금 남편은 나보다 쪼금 아니 쫌 많이 더 주는 것 같다.)
넘치는 마음을 보냈는데 거부되거나, 코딱지만큼도 돌아오지 않으면 그 사랑은 꽉꽉 접어(꾸기고 싶지만…),
박스에 넣고 또 넣기를 반복해서(쓰레기통에 던져 버리면 더 시원하겠지만) 다시는 펼쳐 보지 않는 강건함이 필요하다.
늦은 밤 또는 이른 새벽에 이불킥 백개 신세를 면하려면 적어도 마지막 남은 작은 자존심은 꼭 꼭 지켜내야 한다.
흥! 칫! 뿡!
여러분도 아니다 싶은 남녀 간의 사랑은 콧방귀나 세게 뀌어주고 고이 보내 드렸으면 좋겠다.
(오! 신이시여!
그게 사랑 앞에서 마음대로 되겠느냐만은…)
'사랑'이라는 영원한 난제 앞에, 힘을 내시라!
*이번 달에는 ‘사랑’이라는 미션 주제로 짧은 글을 쓰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