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

by 다정한 포비

잠들기 전에 읽었던 책의 나머지 이야기가 궁금해서, 살포시 깨어난 새벽에 결국 다시 책을 들었다. 핸드폰 손전등을 켜고 책을 읽는다. 양철로 된 배수구를 쉴 새 없이 두드리는 빗소리가 이 새벽의 배경음이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의 주된 메시지인 민족적 정체성, 근대 역사 안에서의 개인과 여성의 삶, 인종차별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눈이 뻑뻑해서 잠시 쉬어갈 겸 휴대폰을 들었다.


마침 미국 맥도널드에서 한 시간 넘게 기다리고도 혼자 음식을 받지 못한 한국인 인플루언서 글을 보고 사이다 결말을 기대하며 팔로우를 신청하고, 미국에서 두 아들을 낳고 뷰티 사업으로 지역 업계의 베스트 상점으로 이름을 올린 멋진 한국인 여성의 소식을 읽었다.

내 친구도 명순이도 성실하고 친절한 내가 존경하는 사장님이다. 바지런하게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다정한 홍보글을 올리고 어느 가게 보다 반짝반짝 빛이 나게 가게를 운영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더 큰 무엇을 이룰 수 있다. 현실의 벽에 스스로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난 왜 시도조차 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하다가...

.

.

아~ 모르겠다!

적성에 안 맞으니까 그렇겠지 뭐.

내가 부족해도 가슴 벅차게 감사드릴 것이 너무도 많다.

잊지 말아야지.

비가 왜 이렇게 많이 오나.

이제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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