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나무와 친구 하는 중

by 다정한 포비

베란다에 있던 고무나무가 겨울을 맞아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것도 내 옆으로 바짝.

그러더니 하루의 절반 이상을 책상에 앉아 있는 나의 친구가 되었다.

고무나무 친구는 내가 책을 읽을 때, 내가 음악을 들을 때, 내가 기도 할 때, 내가 되도 않게 기초영어 발음을 굴릴 때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 덕분에 내 소박한 책상은 기품을 갖추게 되었다.


'내가 가만히 턱을 괴고 생각에 잠길 때면 너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니? 내가 마른세수를 하고, 갑자기 책 위에 머리를 파묻고 한숨을 내쉴 땐 혹시 내 걱정을 하니? 그래서 너는 앞으로의 나와 함께할 시간들이 기다려질까?'


천천히 고무나무와 친구 하는 중이다.


※오늘 라디오에서 '꽃을 꺾지 마세요'라는 가사가 정말 예쁜 동요를 들었다.


'길가에 예쁘게 꽃들이 피었네

햇빛을 받아서 더욱 반짝이네

아이들 걷다가 걸음을 멈추고

예쁜 꽃 바라보며 노래를 불렀네


예쁜 꽃을 갖고 싶다 꺾지 마세요

멀리서 바라볼 때 더 예쁘답니다'


어쩐지 우리 인생과도 닮은 것 같아 찡해졌다.


'멀리서 바라볼 때 더 예쁘답니다.'

작가의 이전글산 바람 하느님 그리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