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놀다 두고 온 나뭇잎 배는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요~'
(동요 '나뭇잎 배' 중)
보직이 바뀌고 또다시 야근의 늪에 빠져 지낸 일주일이었다.
(차마 허우적거렸다고는 쓰지 않겠다.)
예전에 내가 이렇게 일에 과몰입하며 야근을 반복하고 있을 때 같은 조직의 친구가 나에게 말했었다.
"너 그렇게 하면 안 돼!"
나는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단호하고 차갑기까지 한 친구의 말이 어찌나 서운하던지.
그때 친구의 그 말이 시리도록 차갑게 기억에 남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친구의 말이 차차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일상은 (특히 업무에 있어서는) 결국 나에게 독이 되었다.
정도와 흐름을 조절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몰입하면, 길게 가지 못하고 오히려 스스로 나가떨어지고 만다.
친구는 친구니까, 친구여서 나에게 그렇게 말하고 말해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친구의 말이 어렴풋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나의 기질이, 나의 성품이 내 발목을 잡는다.
포기가 안된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말이 맞다.
그리하여 일주일 야근의 늪에 빠져 한 주를 보내고,
다음 주에 이틀 '휴가'
('휴가'가 뭔가요? 먹는 건가요?)라는 것을 내고 나니 금요일 어제는 거의 피크 데이였다.
40분 일찍 출근해서 밤 11시 10분에 퇴근하기까지 쉬는 시간이 채 30분이 안되게 자리에 앉아 일을 했다. 점심시간도 아까울까 싶어 아드님이 사 온 메이플 빵인가 모시기와 방울토마토를 집에서 싸가지고 가 믹스 커피 한 잔과 해결했다. (절대 짠하라고 쓰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정말 고3 때 이렇게 공부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다가~(뭐... 아니다. 그땐 또 안 했을 거니까~)
그런데 사실 어제 버스가 끊길까 봐 완전히 업무를 다 마치지 못하고 퇴근했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40분 버스를 타고 나가 일을 마무리하고 되돌아올까 싶었는데 역시 역부족이었다.
새벽에 잠깐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오려는데 불현듯 '나뭇잎 배' 동요 한 소절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낮에 놀다 두고 온 나뭇잎 배는~'
'금요일에 일하다 두고 온 신청서 9건은~'
이런~휴가 내내 생각나게 생겼다.
그래도 나는 참말로 참말로 이 모든 일에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하루를 마친다는 것,
한 주를 보냈다는 것,
주말이 왔다는 것.
모든 것이 감사하다.
감사와 감사다.
또 무사한 하루, 한 주, 한 달을 간절히 기도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특별한 일상을, 특별한 이벤트를 기대하는 것보다 평온하고 무사한 일상을 기도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꾸 생각나는 '나뭇잎 배 잔업'은 내 몫이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