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운건 비밀로 해주세요.

by 다정한 포비

때론 정말 나 혼자 펑펑 울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집에서 식구들 앞에서 울 수는 없으니...


나는 오늘 최적의 장소를 찾았다.


바로 버스정류장


목적지 버스를 두어 대 놓칠 때까지 마음껏 울자.


옆에 앉은 사람이 버스를 타고 떠나고 두세 차례 사람이 바뀔 때까지 넋 놓아 울자.


내가 울고 있는 사정이 남들은 다 비웃는 사정이어도 나는 울자.


그렇지만 집에 돌아갈 때는

퉁퉁 부은 눈은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해.


바보같이.


그런 생각을 하면 더 눈물이 나는데.


사람마다 눈물이 나는 포인트가 다 다른데.


다만 얼마나 뻔뻔하게 버텨내느냐의 문제인데.


나는 틀렸어.


나는 하나도 뻔뻔할 수가 없어.


그래서 마스크 사이로 눈물이 흘러.


나는 오늘 사람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말했지.


오늘 제가 운 건 비밀로 해주세요.


아 쪽팔리네요.

그래.

나는 진짜 쪽팔리다.


더 노력하면 될 것을.

이겨 버리면 될 것을.


내 진심을 모르는 바보들에게 해명할 필요도 없는 것을.

집에 가자.


버스 왔다.


내일 출근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