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가로등, 낮에는 잘 보이지 않아요.
묵묵하게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밤이라고 보일까요.
가로등을 신경 쓰며 밤길을 걷는 사람은 드물겠지요.
어둔 곳이 밝아지더라도,
우리는 굳이 올려다보지 않고 ‘다행이네’ 하며 걸을 뿐입니다.
그 사람은 어떤가요.
혹 당신의 밤길을 위해
가만히 기다리다 조용히 밝혀주는 사람은 아닌지요.
가끔 올려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그 사람.
당신 모르게 사랑을 시작했을지도 모르니까요.
글 & 사진 김대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