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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와밥풀 Apr 13. 2020

동시빵가게

121. 동시빵 맛보기 -  '무릎'

나는 시를 머리로 읽지 않는다. 몸으로 읽는다. 몸을 흔드는 시가 있다. 시는 파장이고 진동이고 음악이다. 

 '무릎'이란 시를  웹진「동시빵가게」16호에서 만났다. 읽어보자마자 이 시가 내 몸을 흔들었다. 늙은 내 몸에 반짝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 

마침 이 시를 읽을 때, 『시스터 아웃사이더』란 책을 같이 읽고 있었다. 이게 무슨 말일까 한참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흑인 시인이면서 페미니스트이면서 레즈비언인 오드리 로드가 한 말이다. 

“백인 아버지들이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고 이야기한다면 흑인 어머니들은 이렇게 속삭인다. ‘나는 느낀다. 그러므로 자유롭다.’” (위 책 43쪽)

아, 이 말이 지금 내가 시 '무릎'을 만나서 느끼고 있는 느낌, 그것이구나. 시는 존재를 연결해주고, 서로를 느끼게 한다. 그래서 몸을 자유롭게 해 준다. 혼자만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같이 자유롭게.


https://dongsippanggage.modoo.at/

이재복 : 동시 읽는 걸 좋아하는 동시빵가게 바지사장입니다. 시인들과 어린이 독자와 동시빵가게 만들면서 같이 재미있게 놀고 싶습니다.   iyagibo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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