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동시빵 맛보기 - '마중빛'
버스를 타고 지나다 만나는 아파트 건설 현장. 그 곳을 지날 때면 으레 눈길이 갔다. 한 층씩 하늘과 가까워지는 걸 보면서 언제쯤 다 지어질까? 그 궁금함은 아파트가 올라가는 높이에 따라 내 눈길도 위로 향했다.
그러다 다시 쳐다본 그 아파트에 불이 켜지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만약 이 아파트에 입주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처음 나타난 불빛에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그 불빛이 위층으로 올라가고, 전체 층에 불빛이 비치면 입주일도 가까워진다. 환하게 불 밝히고 집 주인들을 기다리는 아파트, 마중빛이 있어서 그 설렘은 더 길어진다.
아마 시인도 아파트가 올라가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지 않았을까? 혹시 새 아파트로 이사해 새 꿈을 펼칠 날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 불 밝히고 기다리는 마중빛의 불빛 마중이 읽혀져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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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바다 : 동시, 동화, 정보책, 그림책을 쓰고 있어요. 동시집 『소똥 경단이 최고야!』『로봇 동생』『수달을 평화대사로 임명합니다』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