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동시빵 맛보기 - '인기폭발 주식이 발가락'
별게 다 부럽다죠?
그게 그렇다네요.
별 거 아닌 게 부러울 때가 있다네요.
‘꼬질꼬질하고 시커먼 실밥’이 보이는 꿰맨 발가락으로,
주식이가 여자애들의 관심을 받게 될 줄 짐작이나 했겠어요.
햇살 가득할 교실풍경이 눈앞인 듯 환합니다.
교실 안을 기웃거리던 햇살이 주식이 발가락이랑
아이들 얼굴을 밝혀서 더욱 환하게 빛나겠지요.
주식이 발가락이 부러운 시 속의 아이도
어쩌면 그 틈에서 엷은 웃음을 머금고 있을 거예요.
‘더러운데, 부럽다’ 이러면서요.
장난꾸러기로 짐작되는 주식이 발가락이 가져오는 즐거운 일은 꼬리를 뭅니다.
시인은 갓 구운 빵처럼 말랑한 시를 얻었고요.
시 속 아이와 우리는 부러움의 대상이
세상에서 번듯하게 가치매긴 것들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죠.
'인기폭발 주식이 발가락' 딱 맞는 제목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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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복 : 《아동문학평론》 신인상(동시)으로 글쓰기를 시작하였으며,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습니다. 그림책 『여름휴가』, 『호랑나비와 달님』, 『도토리 쫑이의 봄여름가을겨울』, 동시집 『울 애기 예쁘지』 『고양이 걸 씨』 등을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