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동시빵 맛보기 - '도깽이'
도둑고양이를 말하는 줄 알았어요.
도깨비 바람이라 도깽이군요.
꽈배기 같은 회오리바람이고요.
바람의 섬, 제주에는
도깨비도 많이 살고
뭍에는 없는 바람신도 산다지요.
공기의 숨소리가 들릴 듯 고요하게도
바다를 뒤집어놓을 듯 광폭하게도
내려온다는 바람신 영등할망과
도깨비가 손잡고 일으키는
바람의 주술.
걷히고 나면 바다는 깨끗해지고
세상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지요.
때론 일어서기도 힘들게 넘어뜨리고,
때론 고인 채 썩어가지 않게 흔들어주는
그 바람,
제게도 불어오네요.
온 마음으로 만나고 싶어요.
https://dongsippanggage.modoo.at/
밥풀 :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쓰고 있어요. 신화, 역사, 판타지, SF에 두루 관심이 많고요, 요즘엔 동시의 매력에
빠져 있어요. 지은 책으로 <늑대왕 핫산> <루케미아, 루미> <어느 날, 신이 내게 왔다> 등.
alinima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