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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와밥풀 Dec 25. 2017

동시빵가게

22. 동시빵 맛보기 - '보라색 볼펜을 샀어'

          그림 - 조숙경

크리스마스입니다. 댕댕 교회의 종소리가 은은하게 들리는 것 같아요. 

코가 반짝이는 루돌프가 씽씽 썰매를 끌고 코가 빨간 산타 할아버지를 내려줘요. 

산타 할아버지는 날씨가 추워서 몸을 따뜻하게 녹이느라 포도주 한 잔 했는지도 모르죠.

“허허허, 올해 선물은 보랏빛 향기란다!” 

빨간 자루에서 한가득 보라색 볼펜이 쏟아지고, 산타 할아버지는 웃고 있죠.

그러면 꿈속의 아이는 발을 동당거리며 이렇게 말할 거예요.

“야호, 웃음이 동글동글! 반짝반짝 별을 그려야지!” 

보라색 볼펜 하나로 뭐든지 그릴 수 있죠. 보라색 볼펜 하나만 있으면요. 

빨간색은 안 돼요. 오직 보라색이어야 하죠. 내가 좋아하는 건 보라색이니까.


어린이들은 행복해요. 보라색 볼펜 하나로도 행복해지니까.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선물을 받았나요? 

혹시 바라는 선물을 받지 못했다고 해도 속상해하지 마요.

두리번두리번 눈을 크게 뜨고 한번 찾아봐요. 

산타 할아버지가 몰래 놓아둔 보라색 볼펜이 반짝이고 있을지도 몰라요. 

살짝 시큼한 포도주 맛이 나는. 랄랄라, 하!


https://dongsippanggage.modoo.at/


서희경: ‘시와정신’과 ‘아동문학평론’에서 신인상을 받아 동시를 쓰고 있어요. 별꽃처럼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위하여 그림 이야기를 쓰고 그림책을 옮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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