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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와밥풀 Apr 16. 2018

동시빵가게

38. 동시빵 맛보기-'오래된 일기장'


그림 최복규


언젠가 친구네 집에 갔다가 40년 가까운 역사를 품은 친구의 일기장을 본 적이 있다. 초등학교 때 썼던 일기장들을 친구 어머니는 고이고이 간직해두셨다는 것이다.


어린 게 어떻게 요런 생각들을 했을까 싶을 만큼 놀랍고 기특한 생각들이 고스란히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심지어 친구 자신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는 잊혀진 추억들을 일기장은 꼭꼭 품어 안고 있었다.


그 친구가 한없이 부러웠다. 우리 엄마는 왜 그런 생각을 못한 것일까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나는 금방 생각을 고쳐먹었다. 에이, 버릴 건 그때그때 버려야지. 그래야 복 들어올 자리가 생기는 법이지! 


하지만 오늘, 새로 만난 동시 한 편에 나는 그냥 지기로 했다. 부러운 건 지는 거니까.  언제라도 어릴 적 '나'를 만나 따뜻하게 안아주고 손잡아줄 수 있는 문현식 동시인을 그냥, 마냥, 한없이 부러워하련다. 


https://dongsippanggage.modoo.at/


김온 : <어린이 동산> 중편동화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고 펴낸 책으로는『 뻥침대 』가 있습니다. 요즘은 동시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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