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현대인의 필독서!

『불안 사회 생존 철학으로 마음의 평화를

by 김설


하루하루가 불안해서 잠이 안 온다는 딸 때문에 집어 든 책이다. 자기 계발서도 종류가 있는데 이런 위안용 자기 계발서를 읽은 것은 거의 20년 만이다. 입사한 지 3년이 넘은 시점에서 직장 생활의 치열함을 체감하는 것인지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딸에게서 연락이 온다. 언제 잘릴지 모르겠다. 분위기가 안 좋다. SNS만 봐도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불안한 건가? 언제까지 직장 생활에 매달려야 하는가. 우는소리를 했다.

들어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자꾸 듣다 보면 애의 불안이 나에게까지 전이되는 것 같다. 얘를 어떻게 안심시키지? 했다가 엄마가 안심시킨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 아닌가? 이제 그 정도 나이가 되면 불안감쯤이야 스스로 조절할 줄 알아야지 싶다가도 부모 된 게 죄인지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무슨 말이라도 해줘야 할 것 같은 심정이었다. 뭐 좀 해답을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역시 잠시나마 비상약을 처방을 받은 것 같이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비록 약효가 먹히는 시간은 짧았지만 20대나 30대 초반의 독자가 읽으면 적지 않은 위안이 될만한 내용이 담긴 책이어서 소개한다.

저자는 현대 사회의 불안 요인을 분석하여, 개인이 어떻게 자신의 마음을 구별하고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는지 찾는다. 읽다 보면 ' 또 이 얘기야, 그럴 줄 알았어'라는 생각이 고개를 들지만 그걸 짐작하지 못해서 읽는 건 아니다. 자기 계발서를 읽는 것은 어쩌면 책의 내용을 반복해 복기함으로써 일종의 자기 최면 상태에 빠지려는 의지일지도 모른다. 현대인의 불안한 심리에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하는지 알려준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불안을 피하지 말고 친구로 만들라는 내용이었는데 그 문장이 나로서는 너무나 식상해서 인상 깊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이런 식으로 깎아 내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나는 너무나 잘 안다. 왜냐하면 누군가에게는 이런 뻔하디 뻔한 말이 광야를 헤매던 이스라엘인들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발견한 것처럼 은혜로운 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불안한 것을 감정으로 치부하지 않고, 그것을 이해하고 활용해 성장으로 삼으라고 강조한다.



너의 불안은 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본능이다. SNS로 인한 비교 문화도 너의 불안에 일조한 부분이 많다. 같은 맥락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집단적 공포가 전염병처럼 돌아다니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이 정도가 딸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이다. 현대 사회의 불안은 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다. 그러니까 불안을 없애야 할 나쁜 감정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성장의 기회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회사에서 실수했을 때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친구들 인스타를 보며 비교될 때 각자의 속도가 다르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미래의 계획을 세울 때는 100%의 확신보다는 "일단 해보자"는 마인드를 장착하고 불안을 자신의 부족함과 연결해 생각하지 말라 것이 책의 핵심이다.


이 책에 아쉬웠던 점이 있다. 이왕 자기 개발서로 쓴 책이니 구체적인 실천법을 자세히 알려주었다면 어땠을까. 이론은 훌륭한데, 일상에서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좀 약하다고 느꼈다. 20-30대 직장인 외에도 학생, 주부, 시니어 등 다양한 계층의 사례가 있었으면 더 공감됐을 것 같다. 철학적 접근은 좋지만, 심리학적 근거나 뇌과학적 설명이 보강되면 더 흥미롭게 읽었을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궁금한 점이 좀 생겼다. 불안장애와 일반적인 불안은 어떻게 구분하는 걸까. 디지털 디톡스라는 것이 과연 현대인의 의지로 가능한 것일까.



책에서 소개된 작은 성공 기록하기라는 방법은 매일의 작은 성취를 기록해 자신감과 자기 효능감을 키우자는 건데, 지극히 평범한 이 방법이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우리는 어릴 때부터 체험해 왔다. 바로 일기 쓰기다. 일기라고 하니 대단히 귀찮은 일처럼 느껴지는 데 길게 쓸 것도 없다. 오늘 잘한 일 3가지 적기. 하루 동안 즐거웠던 순간을 글로 옮겨보는 것. 정도만 실천해도 불안감이 상당히 개선되는 것을 느낀다. 실제로 나는 아침에 모닝 페이지를 쓴다. 하루를 어떤 마음으로 시 직할 지를 적는데 어떤 날은 한 줄, 할 말이 많은 어떤 날은 한 페이지가 넘어간다. 무거운 감정은 덜어지고 조금 더 단정한 하루가 시작되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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