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iz Bonfa | Ilha De Coral
요컨대 호흡은 수지가 아니라, 임차인 것이다. '들이마시는 것'은 차입이고, '내뱉는 것'은 상환이다. 조금만 빌렸다가 깨끗하게 다 갚는다. 중요한 점은, 반드시 다 갚은 다음에 빌리는 것이다. 다 갚지 않고 추가로 빌리다 보면 눈덩이처럼 빚이 늘어나서 꼼짝 못하게 된다.
-다카하시 히데미네, '네, 수영 못합니다'
수영을 못하는 내가 이 책을 보게 된 건 수영을 알고 싶다기보다는 순전히 저자의 문체가 재밌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의 수영 입문기를 다룬, 자칫 무료해 보일 수 있을 이 책에 이렇게 매료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읽으면서 마치 내가 수영장에 와 있는 것처럼 동작을 따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수영에 대한 관심이 1도 없었던 내가 이 책을 집어 든 것도 신기하고, 따라 하게 된 것도 놀라웠다.
역시 잘 쓴 글의 흡입력이란 대단하다.
이 책은 수필을 읽고 싶은 사람과 수영 입문서를 찾는 사람 모두에게 만족감을 줄 만한 책이다.
저자는 처음 수영을 등록하고 비로소 '수영을 하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수업 내용과 그 안에서 느낀 절망과 회복의 과정을 매우 디테일하게 기록했는데, 이만큼 웃기고 알기 쉽게 수영을 설명한 책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몸을 어디 어디 늘려야 하며, 각도는 어떻게 해야 하며, 어떤 타이밍에서 팔을 내저어야 하며, 호흡을 제때 내뱉기 위한 꿀팁(?)까지..
초심자 입장에서 어떻게든 이해하고자 애쓰며 정리한 기록들이 다른 초심자에게도 꽤나 큰 공감을 일으키지 않을까 싶다.
한편 기존에 수영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떻게든 고군분투하며 수영을 배우는 저자를 통해 지난날을 떠올리며 새삼 수영에 불이 붙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이 책은 수영을 배우고는 싶지만 물이 무서워 망설이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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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iz Bonfa | Ilha De Co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