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na Simone | Black Is The Color Of My
나는 어렸을 적부터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를 그물로 잡으려 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나를 끈끈이에 들러붙게 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감상과 그들 자신의 약점으로 내게 덫을 놓았다.
-르 클레지오, '황금 물고기'
나는 많은 사람들이 순진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나처럼 일찍 인생의 교훈을 익히지 못했으며, 자기들이 본 것과 남들이 말하는 것과 남들이 믿게 하려는 것을 우선적으로 믿고 있었다.
-49p
나는 위험한 사람들은 마르시알이나 아벨이나 조라나 들라예 씨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위험한 사람들은 그들의 희생자들이었다. 그들은 동조자이기 때문이었다. 만약 사람들이 우리와 그들의 행복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면 결코 우리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205p
나는 며칠 동안 계속 걸었다. 거리 끝까지, 바다에 다다르기까지, 세상 끝까지, 죽음에 이르기까지. 나는 사람들과 자동차들 사이를 빠져다녔다. 때로는 달리기도 했다. 나는 누구보다도 빨랐다. 아무것도 나를 멈출 수 없었다.
-257p
계속하여 떠도는 한 소녀의 이야기.
걷고, 뛰고,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낯선 이의 차에 올라타고, 오토바이를 타고
온갖 거리와 풍경과 사람들과 물건들을 마주하는 소녀의 시선을 따라가려다 보니 흥분이 되면서도 어지러웠다.
소설의 마지막은 자신의 태생도 모르는 주인공이
기적적으로 자신의 고향땅을 밟게 되는 장면이 나오면서
그간의 긴 방황이 갈무리되며 안정된 삶이 펼쳐질 것처럼 보이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삶에 종착지란 없을 것 같았다.
그의 행적을 살폈을 때, 그는 항상 어딘가에 다다를 적마다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것처럼 여기고, 매번 소중한 인연을 만났지만
언제나 기대와는 다르게 배신, 범죄, 온갖 어두운 충동에 이끌리는
자신과 타인을 마주하면서 결국 그 모든 걸 뒤로 한 채
아무것도 없는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번복의 연속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그의 내면이 성장하고, 정착을 위한 준비가 되었음을
상징하는 단서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과연 그의 방황은 정말 물리적인 고향땅으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이었을까?
나는 주인공의 결말보다도, 이야기의 저자 르 클레지오의
진짜 결말이 더 궁금했다.
그는 주인공을 통해 단순히 육신의 고향이 아닌, 진정 자신의 '근원'이 평온히 머무를 수 있는
이상향에 대한 그리움을 투영한 게 아니었을까?
그 이상향에 대한 갈증이 계속된다면, 소설의 주인공처럼
어디에 머물건 방황은 계속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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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a Simone | Black Is The Color Of My True Love's Hai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