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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오늘을 위한 30가지 방법

♬Bill Evans | Peace Piece

by 로제

'나는 왜 그 사람이 잘못됐다고 여기고, 왜 그 점을 이렇게 거슬려 하지? 나의 어떤 부분을 건드려서 내가 이렇게 흔들리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살고 있지?' 하고 물어볼 줄 안다면, 무슨 일을 하고 살건 간에 진정한 수련자이고 수행자입니다.

-디아, '1일 1명상 1평온'



명상은 이렇게나 풍요로운 개념이어서 일상과 딱 달라붙어 있습니다. 깊은 산사나 무슨 센터에 가서 하는 특별한 활동이 아니고, 걷고 먹고 말하고 청소하는 지극히 일상적인 일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는 일의 총칭이에요.

-46p


'나한테 잘해주는, 내가 알고 있으면 나쁠 것 없는, 내 취향은 좀 아닌, 출신은 어디고 집안은 어떻고, 외모와 성격은 이러저러한……' 이 모든 수식어를 지우고, 지금 눈앞에 그냥 한 사람이 보이나요? 마치 새 학년이 되어 만난 친구처럼 그를 그 자체로 바라봅니다.

-230p


내적인 단단함은 눈에 잘 보이지 않잖아요. 그것은 무언가를 잘할 때 길러지지 않아요. 잘할 때는 오히려 '나'가 강해지죠. 좀 까칠해집니다. 내적인 단단함은 스스로 연약해져서 눈높이를 낮출 때, 허리를 숙일 때 조금씩 길러지나 봐요.

-289~290p



밤하늘에 총총히 뜬 별들을 바라보거나, 떠오르는 해를 바라볼 때, 굽이치는 파도를 응시할 때, 바람결에 부딪히며 서걱거리는 나뭇잎 소리를 들을 때...

존재는 사라지고 경외감으로 차오르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분명 바라보는 것들을 오감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에도, 내면은 거대한 고요로 가득 차오른다.

그 순간 감정과 생각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하나의 느낌 '경외감'만이 떠오른다.


평상시의 삶에서는 그토록 나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나이지만,

'나'를 사라지게 할 때만큼 평온한 순간이 없다는 건 삶의 아이러니다.


명상은 '나', '자아'를 내려놓는 행위다.

행복은, 평화는, 진정한 풍요는 무언가를 노력함으로써 얻는 게 아닌

이미 내 안에 있음을 알아차리는 행위다.


어째서 힘을 빼야, 내가 그토록 얻고자 한 것들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걸까?

명상을 한다면 삶에 어떤 부분이 달라지게 되는 걸까?


[1일 1명상 1평온]은 일상 속에서의 명상, 곧 알아차림이 왜 필요한지, 왜 명상이 어렵지 않은지!를 알려주는 책으로,

소소하게 따라 해볼 법한 명상법도 소개되어 있어 명상 입문자들이 읽기에 좋을 내용이 담겨 있다.


내게 명상이란 나의 본질을 깨어나게 하여, 타인의 본질, 모든 생명의 본질을 깨어나게 하는 일이다.

일종의 수행처럼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사실 수행이 아니라 이게 당연한 '삶'의 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가 제대로 알아차려야만 제대로 살아갈 수 있으니까.

그래야 다른 생명도 제대로 살아가도록 도울 수 있으니까.

삶을 삶답게 살 수 있게 하는 거니까.


한 사람이라도 더 '존재'가 잠들지 않도록, 깨우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이 책의 제목처럼, '1일 1명상'으로, '1평온'하는 날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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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Evans | Peace Pi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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