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 연기를 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
당신도 그러했을 것이다.
나는 당신의 역할에 주목하지 않았고
당신 또한 마찬가지였다.
맡은 배역조차 없었으니.
당신으로서 다가온 당신은 내 안의 깊은 존재를 일깨웠고,
투명한 사랑을 드러나게 했다.
나는 당신과 함께일 때 생각에 힘을 들일 필요가 없었기에
역할이 아닌 존재로, 오롯이 내맡길 수 있었다.
역할로 이루어진 세상 속 당신은 구원의 틈이었다,
존재로 그 답을 내보이는 빛이었다.
나는 나로서 당신과 머물렀고
우리는 하나의 빛 안에 있었다.
의문도, 판단도, 해석도 없이
힘을 들일 필요가 없는 상태에 머물렀으나
그 어느 때보다도 존재는 힘으로 충만했다.
지금도 당신의 에너지는 내 안에 살아 숨 쉰다.
당신 안에도 내 에너지가 숨 쉬고 있음을 안다.
당신도, 나도 하나의 에너지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기에.
빛에서 빛으로, 서로를 반사하며
비추었던 우리
무엇도 바라지 않음으로 모든 게 되었던
우리의 나날을
낙원이었다 말하리라
영혼이 그려낸 풍경이었다 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