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봄, 혹은 맑은 여름 아침에도 어울리는 이야기

♬젠틀 레인(feat. 문혜원) | Just The Way You Are

by 로제

그녀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여자인 것이다. 그녀의 모습을 본 순간부터 내 가슴은 불규칙하게 떨리고, 입안은 사막처럼 바싹바싹 타들어간다.

-무라카미 하루키,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날씬하고 구릿빛 피부의 젊고 아리따운 이파네마 아가씨 걸어가네. 걸음걸이는 삼바 리듬 멋지게 흔들며 부드럽게 하늘거리네. 좋아한다 말하고 싶지만 내 마음을 바치고 싶지만 그녀는 내게 아는 체도 않네.

-89p


영원히 삶아지는 일 없이 끝나버린 한 다발의 스파게티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슬프다.

-175p





제목에는 '4월'이 들어가 있지만, 여름에도 읽기가 딱인 소설이다.

여름의 열기 때문이 아니라 열기를 기분 좋게 식혀주는 것 같아서 그렇다.

하나같이 청량하고, 담백하고, 산뜻하다.


그중에서도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는,

몇 번이고 에이드 같은 음료를 마시며 읽고 또 읽고 싶다.


도입부부터가 상큼한 레몬 과즙이 연상된달까?

'4월의 어느 맑은 아침, 하라주쿠의 뒷길에서 나는 100퍼센트의 여자와 스쳐 지나간다...'


나 역시 100퍼센트의 남자와 스쳐 지나간 적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더 임팩트 있게 다가올 수밖에 없겠지만.


겨울이고, 오후였고, 한국이었고, 남자였다는 것만 빼면 같다.

이 정도면 유사하지 않은가?


그러고 보니 하나 후회되는 게 있다.

"너는 내게 있어서 100퍼센트의 남자아이야."라고 말해볼 것을.

그랬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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