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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제 Oct 22. 2023

Real, Hot, BLUES HISTORY

블루스는 우리 삶의 모든 희로애락을 담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노래다. 

분노와 슬픔만을 담은 어두운 노래가 아니다.

…그러나 블루스를 굳이 색으로 나타낸다면, 

희로애락의 감정을 인간 깊은 내면으로부터 끌어내 열정적으로 노래하기 때문에 빨간색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리얼 블루스: 블루스 음악의 이해와 역사' 中, 유성은



블루스는 그저 흑인들의 애환을 담은 슬픈 음악인가?

블루스는 'blue'한 감정을 가져다 주는 음악인가?

저자는 블루스가 그저 우울만을 가져다준다면, 오히려 기피하는 게 옳을 것이라고 꼬집는다.


나에게 있어 블루스는 위로와 정화의 음악이며, 파고들어가는 음악이다.

다 벗어던지고 내려놓고 싶을 때 듣기 좋다.

그리고 네가 어떻든 '괜찮다'고 말해준다. 



"블루스가 우리에게 공감을 준다면, 그것은 우리 민족 정서의 특수성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보편적 감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19p



아래는 정말 핵공감이 되었던 구절.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대부분의 흑인 노래들은 남북전쟁 전이든 그 이후 노래이든, 노래 분위기가 침울하고 심각하게 시작할 때마저도 대개 박자를 타고는 결국 노래가 끝나기 전에 그 노래는 춤출 수 있는 음악으로 바뀐다. 사실, 대부분의 흑인 노래들은 서정적인 유럽 노래와는 다르게 춤을 출 수 있다. 노동요의 경우에는 노동을 일종의 춤으로 만들 수 있다." -50p



블루스에 대해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는

블루스가 미국 흑인의 노예 시대에 탄생(?)했다는 것인데,



"블루스는 탄생한 게 아니라 발생했다. 블루스는 하나의 음악 형태로서 진화 과정을 거쳐 발전하고 발생했기 때문이다."

-16p


"흑인들이 미국으로 정착한 후, 정확히 말하자면 정착당한 후 그들을 둘러싼 사회 환경과 삶의 조건을 변화시킨 가장 커다란 사건은 노예제 폐지였다. 이것을 계기로 블루스라고 말할 수 있는 새로운 음악이 발생했다. 즉, 블루스는 남북전쟁(1861~1865)이 북부의 승리로 끝나고 노예 제도가 폐지된 후인 19세기 말 무렵에 발생한 음악이다." -17p



우리나라에서 블루스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저자부터가 이에 문제 의식을 느껴 집필한 것이 '더 리얼 블루스'이며,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 내용들이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여러 블루스 뮤지션에 대한 소개와 비하인드 스토리도 알 수 있으며, 

연도별로 음악을 찾아 들으며 블루스의 변화를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책의 부록으로 실린 'Blues timeline'은 아주 끝장이다. 

이런 저런 설명보다 블루스의 역사를 한 눈에 보고 싶은 사람에겐 개꿀이 아닐 수 없다.


여태껏 소멸한 적 없는, 현재 진행형의 음악 블루스.

블루스는 다양한 장르에 스며들고, 사회 환경에 따른 변화를 거듭하며 질기게 살아 남았다.

앞으로 얼마나 크게 타오를지, 희미해질지 알 수는 없지만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블루스를 접하는 모든 이의 삶이, 그렇게 질기게 이어져 갔으면 좋겠다.

 

삶이 어떻게 굴러가든 블루스 친구만 보면 이런 고백이 절로 나올 수 있기를.

 


블루스는 치유, 세상 어디서든

블루스는 치유, 치유, 세상 어디서든, 세상 어디서든

블루스는 나를 치유해 주었고, 당신을 치유할 수 있죠

블루스는 당신을 치유할 수 있어요


Blues a healer, all over the world

Blues a healer, healer, all over the world, all over the world

It healed me, it can heal you

The blues can heal you


- John Lee Hooker <The healer>, '더 리얼 블루스'인용 中



 미국 남부식 술집에서 누군가와 블루스에 대한 이야기로 밤을 지새고픈 충동을 일으킨 '더 리얼 블루스'.

블루스를 알고 싶고, 음악을 알고 싶은 모든 이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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