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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제 Oct 22. 2023

애매했던 관계를 정리했다.

애매했던 관계를 정리했다. 그 사람의 언어표현에 상처를 받았던 나는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고, 그 사람은 쿨하게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렇지만 이후의 관계는 짐을 다 챙겼어도 괜히 뭔가를 빠뜨린 것처럼 내내 찝찝했다. 나도 그 사람도 더는 노력하지 않았기에 연락은 자연히 끊겼다. 매일같이 하던 연락이 단번에 끊기니 이게 인연이라 부를 만한 관계인지 애매해졌다. 말할 거리가 없어졌다. 이도 저도 아닌 걸 싫어하는 성격인 탓에,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여 관계를 정리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분명 내 의지대로 정리를 했음에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죄책감이 들었다. 내 잘못인 것도 아니고-오히려 상처를 입었고-관계가 불편하다면 끊을 수도 있는 건데 왜  죄책감이 드는 걸까? 불편한 걸 마주하기 싫은 마음이 있어서인 걸까? 내가 아무리 원한다 해도 모든 관계가 깔끔하고 아름답게 끝날 수는 없는 것이다. 너무 완벽을 추구해서였는지도 모른다. 어디까지나 깨달음이란 건 생각이요, 작은 시작일 뿐이다.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연습이 내겐 아직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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