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추억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
부드러운 흐름의 영화
부드러운 대사, 부드러운 정적, 부드러운 몸짓, 부드러운 빛깔 …
영화를 보며 부드러운 기억 또한 어렴풋이 떠오르니.
영화가 주는 감성에 푹 빠져들어, 이런 감성을 닮은 사람이 되고 싶다 …
… 누가 누가 더 이 영화의 감성과 닮아 있나 …
와 같은 말들을 주고받았던. 감격하며 주고받았던
예쁜 동생들과의 기억.
-"가지 않으면 안 돼요?"
"내 곁에 있어주면 안 되나요?"
"더 있다 가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건넸던, 들었던,
작별을 원치 않았던
작별의 인사들도 떠오른다 …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인지, 녹아 사라진 것인지 알 수 없다.
부드러운 모래를 만지면 손이 녹아 사라지는 것만 같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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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매의 여름밤>
참 좋은 영화
밤 시간 홀로 지나간 옛 노래를 듣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가장 인상 깊다.
술병 하나. 절절한 옛 노래. 부동의 자세. 서글픔.
몰래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한 소녀와
과거가 오버랩된다.
늦은 시간이 되면 꼭 뜨거운 커피를 마시던 뒷모습
닫힌 문 뒤에서 아주 미세하게 들려오던 울음소리
눈이 쏟아지던 날 망연히 누군가가 타고 떠난 버스를 바라보던 모습
마주 보다 갑자기 툭 - 뺨 위로 눈물을 떨구던 모습
새벽빛에 번진 바닷가를 바라보며 생을 끝내고 싶었다던 그 말, 그 옆모습.
… … …
그렇게... 시간은 퇴적되고 퇴적되며
따스한 빛을 남기고, 나는 그 빛 속에 잠시 머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