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iott Smith | 2:45 AM
우리 모두는 받침 접시의 가장자리로 기어드는 파리 같아. 메이블은 생각했고, 이 고통을 없애 줄, 이 괴로움을 견디게 해줄 주문이라도 찾으려는 것처럼 그 말을 마치 성호를 긋듯 되풀이했다.
-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 단편선'
몸을 웅크리고 앉아 확고하게 꽃을 들고 있는 줄리아 크레이는 런던의 밤에서 빠져나와 그 어둠을 망토처럼 뒤로 젖힌 것 같았다. 꾸밈없이 강렬하게 드러난 그녀의 모습은 그녀 정신의 발산이자 스스로 만들어서 자신을 에워싼 것이었고, 그것이 바로 그녀였다.
-177~178p, <존재의 순간: 슬레이터네 핀은 뾰족하지 않아>
국화꽃 사이로 살짝 훔쳐보니 어니스트의 코가 씰룩거리고 있었다. 코에 잔물결이 일더니 계속 씰룩거리며 퍼져 나갔다. 그러자 소번 가족에게 신비로운 재앙이 덮쳤다. 금색 식탁은 가시금작화가 만발한 습지가 되었다. 크고 불쾌한 목소리들은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종달새의 긴 웃음소리가 되었다.
-223p, <래핀과 래피노바>
아주 작고 깊이 파인 틈. 아무런 인상을 주지 않는 흔하디흔한 틈이지만 누가 알겠는가?,
그 틈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다소 음울하고 광기 어린 눈으로)…
상상을 그 틈 속에 투영하며, 현실 위로 몽상을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단단히 덮은 채 정적 속에서
내면의 유영을 멈추지 않는 이가 있다는 것을… ….
어둠 속에서도 뇌의 영사기는 거침없이 돌아가며 소리를 내고,
현란한 빛에 싸인 형태들이 환각처럼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나는 그가 틈새 사이로 본 풍경을 다 볼 수 있었던가?
저 모퉁이를 돌아서 몇 계단을 내려가고 … 저 나무와 나무 사이를 지나 … 연석 아래 피어 있는 꽃을 찾고 …
그는 계속해서 어딘가를 가리키고, 나는 걸음을 멈추면 안 될 것 같다는 이상한 강박에 휩싸인다.
그가 이야기를 끝내자... 유령 같은 잔상들은 이리저리 겹치며 떠돌고
미세한 어지럼증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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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ott Smith | 2:45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