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을 오랜만에 찾아뵈었고, 참 많은 눈물을 흘렸다. 내 안에 억압된 감정이 이렇게까지 가득했다는 게 놀라웠고, 여태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말들이 쏟아져 나오는 게 놀라웠다. 말을 내뱉으면서도 소름이 돋았다. 나도 몰랐던 '진짜' 진심이었기 때문에.
내 진실은 위장된 감정과 생각 속에 파묻혀 있었으나 선생님 앞에서 무장해제가 되고 말았다. 선생님과의 면담은 새로운 충격과 앎의 연속이다. 선생님을 만나러 가기 전 그토록 설레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건 그 때문이다.
늘 이번이 마지막인 것처럼 선생님을 만나러 간다. 주어진 시간 동안 하나라도 더 내 마음을 꺼내기 위해, 조금도 허투루 보내지 않기 위해, 나를 직면하고자 단단히 용기를 챙긴다. 선생님을 만나기 전부터 시작해 만남 이후 돌아오는 시간까지, 나는 가장 명료하게 살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