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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제 Jul 24. 2024

나의 인생, 너의 인생, 우리의 인생

♬Once Upon a Time in America Soundtrack

젊었을 때는 조상님이 물려준 재산으로 거드름을 피우며 살았고, 그 뒤로는 점점 볼품없어졌지. 나는 그런 삶이 오히려 괜찮았다고 생각하네. 내 주변 사람들을 보게나. 룽얼과 춘성, 그들은 한바탕 위세를 떨치기는 했지만 제 명에 못 죽었지 않은가. 사람은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게 좋은 거야.

-위화, '인생'



얼마 전부터 마음이 심란하여 한바탕 울고 나면 좀 괜찮아질까 생각하던 차에

문득 이 소설이 끌려 읽게 되었다.


한 사람의 인생에 이렇게나 많은 변화가 일어나도 되는 것인지 싶을 정도로 순탄치 않은 주인공 푸구이의 삶,

한순간 신분의 몰락을 겪고, 계속하여 소중한 이들을 떠나보내면서도 푸구이는 덤덤하게 자신의 몫을 짊어지며 살아나간다.


읽는 내내  감정이 울컥울컥 올라왔지만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대목은 소설 속 인물들이 고난 가운데에서도 깊은 인간적 면모를 보일 때였다.


그 인간적 면모, 고결함은 삶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자신을 가두고 세상에 등을 돌리는 게 아니라,

 여전히 내 곁에 남아 있는 소중한 누군가를 돌아보며 기꺼이 감당해나갈 때 나타남을

푸구이의 가족 한 명 한 명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해가 지나도 자꾸만 새로운 문제가 생기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답을 찾고자 고군분투해야만 하는

평범하고도 지난한 삶.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닥친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음 스텝을 향해 나아가게 만드는 힘은

내가 여전히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에서 나오며

곧 나의 인생은 너의 인생이 있어야만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을 

위화의 '인생'을 통해 다시금 상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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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Upon a Time in America Soundtrack | Friendship &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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