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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제 Jul 30. 2024

잠시도 쉬지 않고 유영하는 생각들.

♬기리보이 | Interlude

어쩌면 어느 순간에 그녀의 야성적인 힘이 주위의 공기를 바꾸었는데 아무도 그걸 알아채지 못했을 수도 있었고, 또 어쩌면 그녀가 자신의 호흡을 통해 새로운 물질을 창조하면서 스스로가 그걸 몰랐을 수도 있었다. 그녀 안에 있는 자그마한 여자의 마음으로는 그 순간을 절대 이해할 수 없었을 테니, 그저 느낄 수만 있었을 것이다.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야생의 심장 가까이'



잠시도 쉬지 않고 유영하는 생각들. 저절로 생성되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다 보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줄어들거나 커져가는 어떤 느낌들을 포착하게 된다.

그 모든 포착의 순간은 저마다의 빛이다. 추상적이고도 명료한. 삶의 틈새에서 느낌의 빛을 길어 올리기 위해서는 계속하여 창조하는 주체가 나임을 놓치지 않으면서, 바깥에서 안을 보는 게 아니라 안에 들어가 귀 기울이는, 안을 향한 도전적이고도 면밀한 침투가 필요하다.


사유하는 개인은 모호하고, 기묘하면서, 불가해한 힘이 느껴진다. 나는 가닿을 수 없을, 저 먼 세계로 떠난 사람이기에, 진짜는 내가 바라보고 감각할 수 있는 그 사람의 몸이 아니라, 그 사람이 만든 생각 속에 있기에.

끊임없이 뻗어 오르고, 꺼졌다가도 솟아오르는, 생동하는 사유는 오직 나만이 지닌 원시적 에너지다, 한계를 가진 육체와는 다른, 영원을 품은 야성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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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보이 | Interl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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