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car Lang | Million little reasons
아주 작은 세계에서는 물리량이 존재하지 않는 영역이 존재한다. 물리 법칙은 측정된 물리량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다. 따라서 물리량이 존재하지 않으면 물리 법칙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아주 작은 세계에서는 물리 법칙이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곽영직, '양자역학은 처음이지?'
끌어당김의 법칙을 접하면서부터 관심을 갖게 된 양자역학.
얼핏 미신적으로 보이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양자역학이라는 과학의 영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내가 알고 있던 세계에 큰 균열을 일으키면서, 사람이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완전히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갖게 해주었다. 아주 작은 과학의 세계가, 아주 큰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과학과는 거의 담을 쌓고 지내다시피 했던 내가 아는 과학의 영역이란 것도 매우 협소했을 테지만, 물리 법칙의 틀을 깬 양자역학이 너무도 당연한 이론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건, 과학이 어떠한 범위로 한정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실로 무한한 확률의 학문에 해당됨을 보여주는-그래서 과학의 중대성을 증명하는-좋은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내가 '양자역학은 처음이지?'를 읽게 된 것은 양자역학이 어떻게 과학으로 인정받게 되었는지를 제대로 알고 싶어서였다. 양자역학이 과학 이론이라는 건 알겠는데, 대체 '왜?' 과학이 될 수 있었던 건지 내 스스로 납득할 만한 자세한 근거를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문과 인생을 살아온 내가 쉽게 이해할 만한 책이 뭐가 있을지 많은 고민이 되었는데, 고르고 골라 집어든 책이 '양자역학은 처음이지?'였다.
이 책은 어떻게 해서 양자역학의 개념이 생겨났는지, 또 양자역학이 실제 우리 생활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도 알려주는 양자역학 입문서로, 어려운 개념을 최대한 알기 쉽게끔 비유와 함께 촘촘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설명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입문자 입장에서는 꼭 모든 내용을 확실하게 이해하려 하기보다, 양자역학의 탄생 과정을 따라가보는 것만으로도 과학에 대한 지평을 넓히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게다가 양자역학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분야라고 한다. 그러니 양자역학을 알아갈 땐 어떻게 보면 예술적 접근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예술 역시 우리의 상식을 뒤흔드는 분야이지 않은가? 음, 그렇다면 대체 과학은 어디까지이고 예술은 어디까지일까? 정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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