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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제 Oct 18. 2024

감각적인, 인간적인, 매혹적인 대화 속으로

♬Juan Darienzo | Sentimiento Gaucho

직업이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인생은 작품이고 자신은 그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라고 생각하면 그런 예술가의 삶 속에서 무언가 참고할 만한 것,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히사이시 조, 요로 다케시,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이토록 매혹적인 대화라니!


히사이시 조, 요로 다케시 두 사람의 대화는 제목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말 그대로 '감각' 그 자체를 나누는 듯했는데, 나는 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 대화하고 싶었고, 그게 안 된다면 두 사람의 대담을 지켜보는 청중이라도 되고 싶었다.


사람의 눈과 귀, 코, 신경, 기타 신체의 감각 메커니즘을 규명함과 동시에, 이토록 민감하게 감각할 수 있는 우리가 어떠한 삶을 일구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인 논의까지,

읽는 내내 나의 감각 세포가 톡톡 깨어나는 것처럼 느껴져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게다가 그들의 대화는 감각적이기만 할 뿐만 아니라 인간미로 빛나는 대화였다는 점에서 내게 더 깊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놀러 나가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똥구덩이에 빠지기도 하지요. 즐거움과 좌절이 인간 세상에도 있고 자연에도 있는 것이 아이의 세계였습니다. -175p


"말이란 아무것도 아닌 대상에 풍부함을 불어넣는 존재여야 한다." 플라톤이 한 말이죠? 지금은 세상을 빈곤하게 만들기 위해 말이 사용되는 느낌입니다. -183p


그러나 주어진 재료가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으로 평생 작품을 그려내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해 봤자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이 드는 일도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지요. 설령 싸구려 캔버스와 지저분한 물감밖에 없더라도 그것으로 최대한 그려 내야 하는 것이 일생이라는 작품이에요. -235p



어떻게 내뱉는 말들이 이리도 하나같이 감각적인지!


히사이시 조, 요로 다케시 선생님.

진지하게 토크 콘서트 해보실 생각, 없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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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Darienzo | Sentimiento Gau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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