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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3_9228

퍼플아티스트의 답문



  안녕하세요, 20210203_9228 님 :)

  오늘은 어떤 하루를 살아내고 있었어요?




  인터뷰를 시작할 때는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그렇게 많을지 모르겠어요' 인터뷰를 마무리 할 때는 '죽음 인터뷰 하러 왔는데 너무 삶에 대한 이야기만 한 것 같아요' 고민하고, 걱정하던 당신. 인터뷰이로 왔음에도 인터뷰어를 참 많이 생각해주고 배려해주던 감사한 그 모습들이 생각나네요.




  어머니를 보면 '또 다른 나'라고 느낄만큼 서로 닮았다던 당신. '몸이 더 늙기 전에 놀아야 된다'며 에너제틱하고 왕성하게 활동 중이신 어머니의 이야기, '죽음보다는 어떻게 이 삶을 더 재미있게 잘 살 것인지 생각하는 것 같다'는 당신의 말이 하나의 뿌리에서 뻗어 나온 줄기임이 분명하여 미소짓던 순간이 기억납니다.


재미있게도 '죽음'이라는 것이 '삶'과 긴밀하고도 필연적인 관계를 가지기에 당신이 '삶'을 이야기하는 찰나마다, 이야기와 이야기의 틈새마다 저는 '죽음'에 관한 당신의 생각을 발견할 수 있었답니다.


'죽음이 꼭 나쁘다고만 생각하진 않거든요'

'저는 (제 죽음이) 그냥 되게 자연스러웠으면 좋겠어요'

'(사전장례식을 한다면 오는) 사람들한테 편지를 써오라고 해야죠! 다 같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낭독하고. 외국 장례식은 항상 그 이야기를 해주잖아요. 이 사람과 있었던 일화? 그런 모습이 너무 부럽더라고요'




  자연스러운 죽음을 희망하는 당신은 '만약 나의 수명을 희생하는 만큼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남은 수명과 교환하면서까지 살리고 싶은 대상이 있나요?'라는 당신의 인생 드라마(눈이 부시게) 컨셉에서 빌려온 질문에 답할 때 굉장히 신중하고, 조심스러워 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상대가 바라지 않는 것을 나의 욕심으로 하는 상황'을 주의하려는 느낌을 여러 번 받았어요. 삶을 이야기할 때도 죽음을 이야기할 때도 공통되게 배려있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당신의 태도를 보며 '멋지다'는 생각을 거듭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워낙 스스로 대단한 줄 모르는 대단한 사람인 것이 떠올라 당장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당신의 대단한 모습을 적어보았어요.


자신이 선택한 일이라면 '이건 내가 선택한 일이니 싫다고 말할 수 없다' 스스로에게 분명히할만큼 단단한 사람.


좋아하는 취미(드라마 보기)를 즐기면서 울고 싶을 때는 펑펑 울어버릴 만큼 감정표현이 자연스러운, 용기 있는 사람.


꿈꾸는 것이 있으면 기획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 해낼 수 있을만큼 추진력 있는 사람.


함께할 사람들을 모으는 매력과 리더십을 가진 사람.


마지막으로 저에게 가장 큰 울림을 주었던 대단함은 한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의 모친상(母親喪)에 참석하여 말이 아닌 행동으로 위로를 건넨 당신의 태도였습니다.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것. 당신은 어떻게 위로를 해야 될지 모르겠어서, 그것밖에 해줄 수 있는 게 없었기에 당연히 그러했던 것이라 생각하고 계셨겠지요?


아니요, 당연한 행동일 없습니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용기 있고, 추진력 있고, 열정적인 삶을 사는 당신이기에. '자신의 선택이 중요한만큼 타인의 선택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기에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 쉬이 생각하는 것일 뿐입니다. 당신이 당연하다 생각하며 넘겨버리는 행동들 하나하나가 정말 대단하고 멋진 일들임이 분명하답니다.




  답문을 읽고 스스로의 대단함을 아주 조금이라도 새삼스레 느끼셨다면 저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쁠 듯 합니다. 그리고 단단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선택에 따라 행동해가는 당신의 모든 순간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답문을 이만 줄이겠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용기 있게 보여주고, 이야기를 내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죽음을 그리는, 퍼플아티스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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