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7. 어떤 관심사가 주는 힘, 바삭한 꿔바로우 한 그릇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순간도 없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끼니조차 챙길 수 없는 당신에게. 매주 금요일 소소한 한 끼를 들려드릴게요.
인생, 음식. 소소한 이야기 한 그릇.
'인생, 음식'을 하게 되면서 한 가지 습관이 생겼습니다. SNS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간단한 레시피들을 평소보다 더 눈여겨서 보고, 저장하거나 캡처를 해두는 건데요. 간편하고 신박한 레시피가 보이면 저도 모르게 눈이 반짝거리는 거 같아요. 그날도 별생각 없이 SNS를 보면서 잠시 여유시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짤도 보고, 뉴스도 보고, 야구 결과도 보고. 아무리 할 일이 많이 쌓여있어도 손에 잡히지 않으면 저는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딴짓을 하거든요. 그날도 그런 날 중 하나였어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영상이 있었는데, 단 돈 만원으로 꿔바로우를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회사에서 점심으로 종종 중국음식을 먹게 되긴 하지만 탕수육이나 꿔바로우는 왠지 저렴하게 즐길 수 없는 음식으로 느껴지잖아요. 사실 탕수육과 꿔바로우의 차이도 잘 모르긴 하지 만단 돈 만원, 그리고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과정으로 집에서 만들 수 있다는 게 너무 매력적인 레시피였습니다. '인생, 음식'을 함께 해 주시는 분들께 이렇게 가성비 넘치고 맛있는 음식은 꼭 소개해드리고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라 ‘이번 주에는 꿔바로우를 만들어봐야겠다.’ 생각하며 레시피를 저장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지금, 바로 이 순간 본인만의 관심사가 있을 텐데요, 이 관심사라는 건 처한 환경이나 시기에 따라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평소에도 먹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요즘 인생 음식이 저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라 그런지 ‘이번 주에는 어떤 음식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을까.’라는 생각을 시도 때도 없이 하게 되거든요. 식당에 가서도 ‘이건 어떻게 만들었을까, 이렇게 담아내니까 예쁘네.’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인생 음식이 아니었다면 이 정도까지 많은 관심을 쏟고 있진 않았을 텐데. 이런 제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아마 인생 음식을 하는 동안은 음식이라는 관심사가 계속 제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겠죠?
-재료: 돼지고기 등심, 전분가루, 대파, 고추기름, 마늘, 후추, 소금, 설탕, 식초, 간장
1. 등심(뒷다리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2. 잘라둔 고기는 겹치지 않게 접시에 담아두고 소금과 후추로 미리 간을 한다.
3. 쟁반에 전분가루를 덜어두고, 나머지 전분가루는 전분물을 만든다.
4. 전분물은 시간이 지나면 물과 전분이 분리되는데 물을 따라 버려둔다.
5. 팬에 고기가 잠길 정도의 기름을 부어 예열하고, 고기에 전분가루와 전분물을 차례로 입혀 튀겨낸다.
6. 바삭한 식감을 위해 한 번 더 튀겨내고 식을 동안 소스를 만든다.
7. 고추기름, 파, 마늘을 넣고 기름을 내고
8. 설탕 4, 식초 5, 간장 1, 물 2를 넣고 잘 섞은 양념을 고추기름에 넣고 끓인다.
9. 소스에 식혀둔 꿔바로우를 넣고 한 번 볶아낸다.
여러분들은 요즘 어떤 관심사를 갖고 계신가요? 어떤 이야기도 좋으니 인생 음식과 함께 나눠주셨으면 좋겠어요.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라면 물론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이야기에 알맞은 음식을 제가 추천해드릴 수도 있거든요. 주저하지 마시고 '인생, 음식' 인스타나 오디오클립 댓글로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늘 저녁, 바삭함 가득한 꿔바로우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