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9.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무리 '책거리', 고구마 피자 한 접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순간도 없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끼니조차 챙길 수 없는 당신에게. 매주 금요일 소소한 한 끼를 들려드릴게요.
인생, 음식. 소소한 이야기 한 그릇.
지난여름부터 음식 이야기를 하며 일상을 나누고, 그 속에서 작은 위안을 전하고 싶어 ASMR을 더해 매주 금요일 인사드렸던 인생 음식이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사실 처음엔 원하는 소리를 다 담을 수 있을지, 그것으로 일상을 나누고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며 시작했어요. ‘영상 콘텐츠라면 이런저런 시도를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오디오만의 매력이 있을 거란 처음의 의도를 버리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한편 한편 제작하며 조금씩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고, 최근엔 구독자도 많이 늘어서 처음 가졌던 그 생각을 버리지 않고 지켜나간 것을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뿌듯하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함께 해 주시는 여러분들이 계시다는 게 5개월간의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동안 약 스무 가지의 음식을 만들며 여러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앞으로 더 잘 달리기 위해서는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쉬는 동안 여러분들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여서 여러분들과 제대로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시즌을 꾸리기 위해 준비하겠습니다.
이렇게 한 시즌을 마친다고 생각하니 문득 ‘책거리’가 떠오르더라고요. 책거리는 서당에서 책 한 권을 다 떼었을 때 학동들이 훈장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간단한 음식과 술 등을 마련해 대접하던 전통 풍습 중 하나인데요. 저는 어렸을 적 피아노 학원에서 책거리를 하며 선생님, 친구들과 피자파티를 하던 기억이 있어요. 인생 음식도 스무 페이지의 책이 완성되었으니 그 기념으로 책거리를 하며 여러분들과 소소하게 기념해볼까 합니다.
요즘은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해 간단하게 피자를 만들 수 있잖아요. 토르티야로 간편하게 만들다 보니 양이 그리 많지 않아 남길 염려도 없고, 양이 모자라다면 금세 또 하나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먹고 싶은 재료만 잔뜩 올려서 나만의 피자를 만들 수도 있으니까 에어프라이어가 있다면 꼭 한 번 만들어보세요. 저는 고구마 무스를 직접 만들고 싶어 마트에 갔다가 자색고구마를 싸게 팔길래 사 왔더니 좀 더 색감이 화려한 피자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근데 다들 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속이 노란 고구마가 피자에는 훨씬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재료: 삶은 고구마 큰 거 1개, 우유 3~4큰술, 꿀 1큰술(또는 올리고당, 설탕), 토르티야 2장, 모차렐라 치즈, 토마토소스, 옥수수 통조림, 양파, 햄, 올리브, 파프리카 등등
1. 고구마를 삶아 우유, 꿀을 넣고 으깨어 준다
2. 토르티야 한 장을 깔고 그 위에 꿀을 바르거나 치즈를 조금 올리고 토르티야 한 장을 더 올린다.
3. 토르티야 위에 토마토소스를 바르고 각종 토핑들을 취향에 맞게 올려준다.
4. 으깨준 고구마를 비닐 등에 담아 짤주머니를 만들고 토르티야의 가장자리에 둘러준다.
5. 에어프라이어 기준 180도에서 10분 정도 돌려준다.
어설프고 부족한 부분이 많았을 텐데 항상 함께 해주시는 구독자님들에게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2021 인생,음식 캘린더'를 제작 중인데요, 오디오 클립 댓글이나 인생 음식 인스타에 DM을 보내주세요. 힐링푸드도 좋고, 추억 속의 음식도 좋고, 소울푸드도 좋습니다. 음식과 관련된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전해주시면 휴식시간 동안 잘 정리해서 다음 시즌이 돌아올 때 함께 이야기 나눠볼게요. '인생,음식 시즌2'는 2021년 2월의 첫 번째 금요일에 문을 엽니다. 두 달여의 시간 동안 재정비해서 더욱 풍성한 이야기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추운 겨울 건강히 보내시고, 2월에 만나요.
오늘 저녁, 고구마 피자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