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9. 익숙한 맛이 주는 위안, 충격의 김치볶음밥한 그릇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순간도 없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온전한 끼니조차 챙길 수 없는 당신에게. 매주 금요일 소소한 한 끼를 들려드릴게요.
인생, 음식. 소소한 이야기 한 그릇.
배는 고픈데 막상 먹을 게 없을 때, 귀찮긴 하지만 그래도 밥 한 그릇 제대로 챙겨 먹고 싶을 때. 저는 이럴 때 생각나는 음식이 있어요. 바로 ‘김치볶음밥’입니다. 요즘은 배달도 잘 되고 대부분의 음식은 포장도 가능하긴 하지만 혼자 먹어야 할 때는 양이 많기도 하고, 남겨뒀다가 먹으면 또 그만큼 맛이 나질 않아서 고민하게 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의 김치볶음밥은 간편하지만 만족스러운 한 끼가 되어 줍니다. 맛있는 김치만 있다면 부가 재료가 무궁무진한 것도 김치볶음밥의 장점이 아닐까 싶은데요. 통조림 햄이나 참치, 베이컨이나 달걀 등등. 조합이 좋은 식재료도 참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중에서는 달걀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반숙으로 프라이를 해서 빨간 김치볶음밥 위에 올려주기만 하면 보기에도 너무 예쁘잖아요.
얼마 전에도 그런 날이었어요. 너무 귀찮은데 제대로 밥 한 끼 하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김치볶음밥을 만들었는데, ‘충김볶 레시피’를 발견했습니다. 말 그대로 충격의 김치볶음밥이라는 건데요, 레시피만 보면 정말 충격적이거든요. 김치나 참치 등등의 재료를 제외하고 살펴보면 밥 1 공기 기준에 설탕 1숟가락, 다시다 1숟가락, 물엿 1숟가락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이걸 다 넣어도 괜찮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저는 맛만 있다면 MSG도 가리지는 않는 사람인데 이런 저에게도 조금 걱정이 되는 레시피였습니다. 하지만 한 번 맛보면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하니까 오늘도 한 번 도전해 볼게요.
-재료: 잘 익은 김치, 참치, 밥, 고춧가루, 물엿, 다시다, 설탕
1. 잘 익은 김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주고 식용유를 두른 팬에 참치와 함께 볶아준다.
2. 밥 한 공기 기준 설탕 1 숟가락, 다시다 1 숟가락, 물엿 1 숟가락, 고춧가루 1 숟가락을 넣는다.
3. 찬 밥을 넣고 볶는다.
4. 달걀 프라이를 볶음밥 위에 올려주고 깨를 뿌려준다.
노른자를 터트려서 한 입 가득 먹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는 김치볶음밥 완성!
만들면서도 몇 번이나 망설이긴 했지만 ‘어디 한 번 먹어보자.’싶어 인터넷상의 레시피를 따라 만들었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진짜 가끔은 생각날만한 김치볶음밥의 맛이어서 ‘이래서 충격이란 단어가 붙은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근데 들어가는 재료를 보면 맛이 없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이렇게 한 끼 맛있게 즐기면 된 거 아닐까요? 물론 자주 해 먹으면 몸에게 좀 미안할 것 같긴 하지만 종종 지치고 모든 게 귀찮은 날은 한 번씩 해 먹게 될 것 같아요.
오늘 저녁, 충격적인 김치볶음밥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