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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읖 May 06. 2021

[차분(茶分)한시간,보리차] 33. 벚꽃차

벚꽃엔딩과 함께 봄을 만끽하는 차 한 잔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봄이 결국은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하고 있는 요즘. 올해 중 4분의 1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는 놀라움과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지만 봄을 맞이해 여기저기 피어나는 꽃들을 보며 마음의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봄의 전령사가 되어버린 것 같은 꽃이 있죠. 바로 벚꽃인데요, 겨울의 끝자락이 되면 전국의 벚꽃 개화시기를 정리한 벚꽃 지도가 등장하곤 하는데 이것 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벚꽃의 개화를 기다리는지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그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고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많은 벚꽃 축제들이 취소가 되고, 여의도 같은 경우는 추첨제를 도입하는 상황까지 펼쳐졌는데요. 마음껏 만개한 꽃을 볼 수 있었던 일상이 그리워지기도 하고 참 소중했구나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매해 봄마다 보는 풍경인데, 출퇴근을 하면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인데 왜 이렇게 매번 새롭고 예쁘게 느껴지는 걸까요? 봄은 짧고, 벚꽃을 볼 수 있는 이 시간은 더 짧으니 조금이라도 더 많이 눈에 담으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봄이 되면 거리를 연분홍빛으로 물들이는 벚꽃의 꽃말은 순결, 절세미인이라고 합니다. 벚꽃이 주는 이미지와도 참 잘 맞는 꽃말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예쁜 것뿐 아니라 다양한 효능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약이 되는 차로 알려져 있고 숙취나 식중독 등의 해독제로 사용되어 왔다고 하더라고요. 또 신염, 당뇨, 습진, 기침에도 효과적이라고 하는데 비타민 A, B, E가 풍부하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 중 하나는 축하나 접대용의 차로도 많이 쓰였다는 건데요, 벚꽃의 색과 향기, 모양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화사해지는 탓도 있겠죠?

요즘은 벚꽃차를 아주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두 송이 정도의 말린 벚꽃에 끓는 물만 부으면 끝인데 티백 형태로도 나오더라고요. 벚꽃차를 만들 때에는 꼭지가 붙은 벚꽃을 이용한대요. 그리고 꽃잎이 8겹인 벚꽃이 가장 효능이 좋다고 하는데 그냥 말린 것 말고도 벚꽃에 꿀을 버무려 재워 차로 즐기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여건이 된다면 직접 벚꽃을 채취해서 꿀에 재워보고 싶은 생각도 드는데 과연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새파란 하늘 아래서 흐드러진 벚꽃을 보는 것만큼 이 봄을 잘 즐길 수 있는 순간이 없는 것 같은 데요, 저는 이미 아주 운 좋게 벚꽃놀이를 즐기고 왔거든요.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벚꽃잎이 휘날리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간질간질해지더라고요. 그 전날엔 비도 내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꽃잎이 다 떨어지진 않았을지, 날이 춥진 않을지 걱정이 산더미였는데 거짓말처럼 새파란 하늘에 조금 더울 정도로 따뜻한 날씨 덕분에 기분 좋아지는 봄꽃놀이였습니다. 전날의 날씨 탓인지 걱정했던 것보다 사람이 붐비진 않았지만 그래도 방역수칙을 잘 지키려고 애썼어요. 여러분들의 꽃놀이도 부디 안전하고 건강하게 이뤄지길 바라겠습니다. 지금의 이 간질간질한 마음은 내년 봄이 되어야 다시 돌아오겠죠? 마음 한 편 어딘가에 이 향기로운 기억을 잘 보관해두고 힘들 때마다 꺼내보면서 그렇게 내년 봄을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차분(茶分) 한 시간, 보리차'는 보리차처럼 일상적이고 친근한 이야기를 나누며 차분한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차와 함께 하는 일상과 추억, 더불어 차의 효능과 역사 등 차와 관련된 모든 것이 주제입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팟캐스트로도 함께 해 주세요 :)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5381/clips/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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