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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읖 May 11. 2021

[차분(茶分)한시간, 보리차] 34. 우전차

'곡우'와 함께하는 첫물차

24절기 중 6번째이자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매년 4월 20일 경인데,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곡우에 비가 내리면 풍년이 든다, 곡우에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깬다. 같은 속담들도 있어요. 그리고 곡우 무렵에는 못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이런 절기가 다가온 걸 보니 이 봄도 다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름을 나는 게 힘든 사람 중 한 명이라 이 봄이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는 게 아쉽기도 하고, 다가올 여름이 무섭기도 한데요. 아쉬워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봄은 미련 없이 지나가고 있을 테니 이 계절과 잘 어울리는 차 한 잔을 하며 최대한 즐겨봐야겠어요.









오늘은 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24절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뭘까?라고 생각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곡우는 차와도 뗄 수 없는 절기 중 하나입니다. 곡우를 기점으로 그 해의 첫 차를 수확하게 되는데 그 차가 바로 ‘우전’입니다. 곡우 이전에 수확한 차를 우전차, 곡우 이후에 수확한 차를 우후차라고 부르는데요 우후차에 비해 우전차가 더 품질이 좋다고 평가받고 있어요. 우전차는 이른 봄에 가장 먼저 딴 찻잎으로 만들어 첫물차로 불리기도 하는데, 여린 찻잎답게 은은한 향과 순한 맛이 일품입니다. 예년 같았으면 이맘때쯤 차문화 체험 등도 진행되고 있을 텐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그런 풍경을 볼 수 없는 건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온통 초록빛으로 뒤덮인 차 밭에서 싱그러운 어린 찻잎을 수확하는 건 언젠가 저도 꼭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인데요, 마음을 먹어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게 세상의 이치인가 싶기도 하지만 내년 이맘때에는 꼭 찻잎 수확 체험을 할 수 있을 거라 믿어봅니다.







지난 달쯤 유독 추웠던 올해 초의 겨울은 녹차밭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어요. 지난겨울 폭설과 한파로 보성의 차 재배 현장에도 피해가 있었다는 건데요, 이로 인해 우전 등의 고급 첫물차 수확 시기가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늦어지고, 고급차 수확량이 50~60% 이상 감소될 것으로 예상됐다고 하더라고요. 그저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왔다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이런 어려움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니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부디 예상보다 많은 피해가 없길 바라며 올해의 곡우 역시 싱그러운 새순들을 한 가득 수확할 수 있는 절기로 기억되길 바라고 바라겠습니다.








'차분(茶分) 한 시간, 보리차'는 보리차처럼 일상적이고 친근한 이야기를 나누며 차분한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차와 함께 하는 일상과 추억, 더불어 차의 효능과 역사 등 차와 관련된 모든 것이 주제입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팟캐스트로도 함께 해 주세요 :)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5381/clips/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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