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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읖 Jun 01. 2021

[차분(茶分)한시간, 보리차] 36.당아욱 꽃차

보랏빛이 푸른빛으로 또 핑크빛으로

저의 확고한 취향 중 하나는 바로 ‘보라색’인데요. 어렸을 때에는 이름 때문에 놀림을 많이 받아서인지 보라색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보라색에 정이 가기 시작했고, 보라색 물건들을 하나씩 갖게 됐습니다. 이제는 보라색이면 일단 관심을 갖게 되는데요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변에서는 보라색의 무언가가 새로 나올 때마다 이야기를 해 주기도 하고, 생일 선물로 보라색과 관련된 것들을 받기도 합니다. 웬만한 보라색 물건이나 음식은 제 취향에 맞아서 안전하다고 하더라고요. 당아욱 꽃차도 그렇게 처음 만났어요. 보라색 빛을 내는 차는 없을까 고민하다가 친구가 예쁜 보랏빛의 당아욱 꽃차를 보게 됐고 ‘이건 무조건 좋아하겠다.’라고 생각했대요. 결과는 완벽하게 취향저격이었습니다. 보랏빛 꽃들이 유리병에 담겨 있는 모습을 보고 어찌나 기분이 좋아지던지. 차를 마실 때마다 줄어드는 꽃이 아까워서 아끼고 아껴 차를 우려냈던 기억이 있기도 한데, 오늘은 당아욱 꽃차가 궁금하다고 하시는 구독자분이 계셔서 오랜만에 당아욱 꽃차를 꺼내봤습니다.






당아욱은 커먼 말로우 또는 블루 말로우라고 하는데 잎사귀와 꽃이 아욱과 흡사하다고 해요. 당아욱 꽃의 꽃말은 ‘온순, 은혜, 자애,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꽃잎을 자세히 살펴보면 하트 모양의 다섯 꽃잎이 꽃을 이루고 있어요. 잎사귀는 아욱처럼 채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잎과 줄기는 금규라는 약재로도 쓰입니다. 품종에 따라 붉은빛, 흰빛, 자줏빛 등 여러 빛깔이 있는데 꽃차로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당아욱 꽃은 마르면서 푸른 보랏빛을 띠고 차로 우려내면 푸른빛이 납니다. 신기한 건 푸른 꽃차에 레몬 등의 산 성분을 넣게 되면 핑크빛으로 바뀌는데요 물의 상태에 따라 보랏빛, 푸른빛, 핑크빛으로 만날 수 있는 마술을 부릴 수 있는 꽃이 바로 당아욱 꽃입니다. 당아욱 꽃에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들어있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물질이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준다고 해요. 피부미용에도 도움을 주고 장 운동을 촉진시켜 변비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 신장기능을 활성화시켜 이뇨작용을 하는데 한방에서는 목구멍이 붓고 아픈 것을 다스리는데 약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차를 마실 때 정말 여러 이유로 선택하긴 하지만, 물에 따라 차의 색이 바뀌는 당아욱 꽃차는 정말 매력적인 차입니다. 대부분의 차를 따뜻하게 마시는 걸 좋아하지만 당아욱 꽃차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왠지 얼음과 레몬을 준비하고 싶어 지거든요. 처음엔 말려진 보랏빛의 꽃에 빠졌는데, 신비스러운 파란빛 차 색에 마음을 뺏기고, 레몬즙을 만나면 핑크빛으로 바뀌는 이 차 한 잔이 주는 즐거움을 어떻게 모른 척할 수 있겠어요. 당아욱 꽃차를 즐길 수 있는 한 가지의 팁을 더 드리자면 차를 우려내고 얼음을 얼려두면 아주 예쁜 얼음들을 얻을 수 있다는 건데요. 알칼리수에는 푸른빛이 돌고 중성을 띄는 물에는 보랏빛. 그리고 산성을 띠는 물에는 핑크빛을 내기 때문에 각각의 색이 도는 차를 얼려두면 아주 예쁜 아이스 음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여름에는 당아욱 꽃차의 예쁜 얼음들을 미리 준비해보시길 추천하고 싶습니다.








'차분(茶分) 한 시간, 보리차'는 보리차처럼 일상적이고 친근한 이야기를 나누며 차분한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차와 함께 하는 일상과 추억, 더불어 차의 효능과 역사 등 차와 관련된 모든 것이 주제입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팟캐스트로도 함께 해 주세요 :)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5381/clips/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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