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여성호르몬(Estrogen)

Part 2. 빠르게 성장하는 성조숙증

다른 호르몬과 마찬가지로 성호르몬도 컨트롤 타워는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이다.

시상하부에서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nRH)이 분비되면 뇌하수체에서 난포자극호르몬(FSH)과 황체형성호르몬(LH) 생산을 촉진한다.

FSH와 LH는 남성과 여성의 몸에 성 기능 발달을 시작하는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 신호가 바로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을 분비시켜 우리 몸의 생식기와 근골격계를 형성한다.

보통 여자 아이는 만 11세에서 16세 사이에 유방과 생식기의 발달이 일어나게 되는데, 음모가 많아지고 유방이 커지며 키가 커진다.

그리고 가임기 여성이 되는 징표인 초경을 시작한다. 초경은 여자 아이들에게 꽤나 두려운 일이다.

나도 비교적 어린 나이인 초등학교 5학년 때 초경을 경험했는데, 학교에 있을 때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했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따라서 초경 전 엄마가 딸에게 초경에 대해서 미리 대화를 나누고, 탐폰이나 생리대 사용법에 대해서 미리 가르쳐주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성장기 때 여성호르몬이 부족하거나 과한 것은 어떻게 의심하고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만 14세가 되었는데 유방이나 체모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산부인과에 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아이들이 사춘기가 빨라지면서 부모님들의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https://www.osmosis.org/learn/Precocious_puberty:_Nursing

사춘기 발현이 어린 나이에 시작되는 성조숙증은 여자는 8세 이전에 유방이 발달하는 경우에 의심해 볼 수 있으며, 남자는 9세 이전에 고환이 4ml 이상으로 커지는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에 내원하여 호르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https://momguide.co.kr/magazines/1622/

성조숙증은 진성(true)과 가성(pseudo)으로 구분되는데, 진성 성조숙증의 경우 뇌하수체에서 생식샘자극호르몬인 FSH와 LH이 조기에 분비가 증가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FSH와 LH는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자극하여 사춘기의 발달을 진행시키고 키를 빠르게 성장시킨다.

반면, 가성 성조숙증은 FSH와 LH와 같은 생식샘자극호르몬의 증가 없이 난소나 그 외 다른 장기에서 에스트로겐이 과다 분비되는 질환이다.

진성 성조숙증과 가성 성조숙증 중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지와 실제 성조숙증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병원에 내원하게 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고, 골 연령을 확인하기 위하여 왼쪽 손목의 방사선 촬영을 시행하게 된다.

진성인지 가성인지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에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성조숙증의 치료 목표는 사춘기 전의 성장 속도로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사춘기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는 약제를 통해서 가능한데, 뇌하수체보다 상위에 있는 컨트롤 타워인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생식샘자극호르몬분비호르몬(GnRH)의 유사체가 바로 치료제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nrendo.2016.70

GnRH의 유사체는 GnRH와 같은 작용을 하여 오히려 성호르몬을 증가시킨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약제는 뇌하수체의 GnRH 수용체에 작용하여 FSH와 LH를 분비하는 세포를 탈감작시켜 분비를 억제하게 된다.

약제는 4주마다 피하주사로 투약하며 치료 시작 후 몇 주 이내에 성호르몬의 분비가 사춘기 이전 수준으로 감소하여 여아에서는 가슴이 작아지거나 남아에서는 고환의 크기가 감소하기도 한다.

성장 속도 또한 사춘기 이전 속도로 감소하여 더 오랜 기간 키가 자라기 때문에 최종 키는 더 커지게 된다.

약물치료는 정상 사춘기 시작 나이까지 지속하게 되는데, 보통 2-4년 정도 치료한다.

따라서 여아에서는 만 9세 이전, 남아에서는 만 10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가 좋다.

치료 중단 3-6개월 후에는 다시 사춘기가 진행되니 성조숙증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사춘기가 오지 않을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