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흔한 갑상선 이상, 그만큼 중요한 호르몬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들 중에 아무래도 가장 유명한 장기가 갑상선이 아닐까? 그만큼 우리 주변에 갑상선호르몬과 갑상선에 이상이 있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대한갑상선학회에서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매년 한국인 10만 명 중 304명이 갑상선기능항진증, 1202명이 갑상선기능저하증, 56명이 갑상선암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렇게 갑상선은 우리에게 질병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갑상선'은 방패 모양이라는 한자에서 유래하는데, 남자의 목 가운데 튀어나온 물렁뼈가 방패를 닮았다고 이 물렁뼈를 갑상연골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이 연골을 덮고 있는 나비 모양의 기관을 갑상선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갑상선은 나비 모양으로 생겨 양쪽에 날개를 가지고 있는데, 이 날개는 각각 폭이 2cm, 높이는 5cm 정도로 작으며, 실제 갑상선의 무게는 총 15-25g 정도로 매우 가볍다. 따라서 정상인의 갑상선은 겉에서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이렇게 작고 눈에 띄지 않는 갑상선이지만 실제 우리 몸에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갑상선호르몬의 주된 역할은 대사(metabolism)인데, 우리 몸의 에너지의 소비와 저장을 조절하여 여러 장기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린아이에게는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성인에서는 혈액 순환, 소화, 뼈 건강과 뇌 건강까지도 관리하고 있다.
갑상선호르몬은 갑상선에서 생성되며,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 의해 조절된다. 활성형 갑상선호르몬인 free T3와 free T4의 수치가 정상 범위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free T3는 3.5-8.0 ng/L, free T4는 0.8-1.8 ng/dl를 정상으로 판단한다. 갑상선 기능을 평가할 때 free T3와 free T4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먼저 확인해야 할 호르몬이 있다. 바로 갑상선자극호르몬인 TSH(Thyroid Stimulating Hormone)이다. 갑상선호르몬이 몸 안에 너무 낮으면 뇌하수체에서 TSH의 분비를 증가시켜 갑상선에 신호를 전달하여 갑상선호르몬을 더 많이 분비하도록 한다. 반면, 갑상선호르몬이 너무 많다면 뇌하수체에서는 TSH의 분비를 감소시켜 갑상선호르몬의 분비를 저해한다.
이렇게 우리 몸은 갑상선호르몬과 갑상선자극호르몬에 의해 매우 세심하게 조절된다.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즉 갑상선 기능이 너무 과하거나(항진) 부족하면(저하)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갑상선 기능과 무관하게 갑상선에 결절이나 혹이 발견되기도 한다. 다양한 갑상선의 질병들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다뤄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