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옆에서 함께 걷는 리더십의 의미
리더십은 혼자 앞서가는 힘이 아니라,
함께 걸어갈 준비를 만드는 힘이었다.
스타트업에서의 리더십은 늘 시험대 같았다.
나는 위에서 지시하는 리더가 아니라, 옆에서 함께 뛰는 리더이고 싶었다.
동료 모두가 스스로 오너십을 갖고, 나는 그 옆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고민하며 성과를 달성하는 그림.
그게 내가 꿈처럼 그리던 '좋은 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다 정해주시면 할게요."
"이건 제 일이 아니잖아요."
말은 자율과 성장을 원한다 했지만, 막상 실행의 순간에는 주저하거나 회피하는 동료도 많았다.
스타트업의 자유와 유연함을 기대했지만, 불확실성과 책임은 그만큼 낯설었을 것이다.
사실 처음에는 답답했다.
왜 내가 바라는 팀은 만들어지지 않을까.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내가 아무리 옆에서만 밀어주고 싶어도, 때로는 명확한 가이드와 안전망을 먼저 만들어줘야 한다는 걸.
그들은 경험이 부족했고, 스타트업의 불확실성 속에서 스스로를 믿기 어려웠던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문제의 시작과 끝은 결국 나의 리더십에 있었다.
내가 먼저 변해야 했다.
그래서 방식을 바꿨다.
모든 걸 zero 베이스로 무작정 위임하지 않았다.
대신, 동료 한 명 한 명을 깊이 이해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각자의 성향, 강점, 잠재력, 그리고 목표와 꿈까지..
그걸 기반으로 깃발을 함께 꽂았다.
다만 깃발까지 가는 길은, 그들이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남겨두었다.
방향은 내가 먼저 제시하되, 그 안에서 과정과 해법은 스스로 만들어가도록 남겨두었다.
무관심이 아닌, 더 많은 관심과 질문으로 옆에서 밀어주는 방식이었다.
때로는 팀 전체의 속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속도와 스타일이 조화를 이루도록, 나는 조용히 그러나 치열하게 조율하고자 노력했다.
그 시간은 길고 고요했고, 때로는 외로웠지만 그 안에서 나는 묘한 성취와 안도감을 느꼈다.
지금 돌아보면, 그 과정은 또 하나의 성장이었다.
리더십은 혼자 앞서 달리는 힘이 아니라, 함께 걸어갈 준비를 먼저 만들어주는 힘이었다.
내가 추구한 방식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이제는 안다.
멀리 가려면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걸음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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