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단기 성과만으로는 증명되지 않는 무언가
리더십의 진짜 증거는 결과 뿐만 아니라,
시간 위에 남은 흔적이다.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 나는 늘 속도의 언어로 살았다.
얼마나 빠르게?
이번 달 성과는?
다음 분기까지 가능할까?
시간은 언제나 쫓아가야 하는 대상이었고, 축적이라는 단어는 늘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의미를 갖곤 했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깨달았다.
빠름으로 얻는 건 성과지만, 느림으로 쌓이는 건 신뢰란 걸.
성과는 숫자로 기록되지만,
신뢰는 관계와 시간으로만 증명된다.
내가 리더로서 성장했다고 느낀 순간들 또한 대부분
즉각적인 성취보다도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의미가 달라진 순간들이었다.
당시엔 실패처럼 느껴졌던 의사결정이 결국 옳았음을,
그땐 너무 버겁던 관계가 나중엔 나를 단단하게 만든 사실을,
그때는 몰랐지만 시간이 흘러야만 보이는 결과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결과를 판단할 때
시간이 흘러도 남아 있을 기준인가를 함께 생각한다.
급한 목표보다 오래가는 원칙을
즉흥적 효율보다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일시적 성과보다 반복 가능한 구조를
단기적 만족보다 장기적 신뢰를 함께 고려하며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한다.
리더십은 결국 시간이 쌓여야만 보이는 일 같다.
성과로 평가되는 자리지만,
그 과정에서 시간을 어떻게 쌓아왔는지는 그 사람 자체를 설명한다.
회사를 옮기거나 나오면 성과는 회사의 것이지만, 사람과 방식은 내 것으로 남는다.
늘 두 가지의 균형을 시간 위에 차곡차곡 쌓아가는 리더가 되고 싶다.
#스타트업리더십 #정답이없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