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갈등을 다루는 태도

제21화. 일과 연결되는 순간부터 리더의 책임

by Alicia in Beta


갈등을 해결하려 들기보다,
일이 멈추지 않게 다루는 태도.



팀으로 일하다 보면 갈등은 늘 존재한다.

사람이 모이면 생각도, 방식도, 감정도 달라진다.

그래서 갈등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갈등이 일로 번질 때다.


내가 갈등을 인식하게 되는 순간은 대부분 비슷했다.

일이 느려지고, 협업이 끊기고, 대신 뒷얘기가 늘어날 때.

회의에서는 말하지 않지만 회의 밖에서는 불만이 공유되고,

그 불만이 점점 특정 사람/팀을 향하거나 다수 대(對) 다수가 될 때.

그때부터 갈등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문제가 된다.

사일로가 생기고, 신뢰가 무너지고, 결국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사실 나는 원칙적으로 모든 갈등에 개입하지 않는다.

회사가 학교도 아니고, 다 큰 성인들 사이에서의 감정이나 사적인 관계까지

리더라는 이유만으로 해결하려는 건 의무도 아니고 권한도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작은 갈등이 점점 공동의 일을 멈추게 하고, 협업 구조를 깨고, 팀 문화와 분위기를 해치게 된다면

그때는 더 이상 개인의 영역이 아니게 된다. 리더가 외면할 수 없는 지점이다.


몇 번의 큰 갈등을 겪고 나서야, 이걸 개인의 성숙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이후로 나름 나만의 기준을 세웠고, 갈등을 다루는 방식도 달라졌다.

결론부터 내리지 않는다. 누가 맞는지가 아니라, 일이 어디서 막히고 있는지를 본다.

감정을 정리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그 감정이 업무와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관계 회복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다시 친해지는 게 아니라, 함께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세운다.


리더가 갈등을 방치하면, 갈등은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확산된다.

말은 줄어들고, 이야기는 뒷담화로 이동하고, 결정은 보이지 않는 '편 가르기' 속에서 이뤄진다.

그때부터 조직은 조용하지만, 아무것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관계의 리더십은 모든 사람을 이해해주는 능력이 아니다.

갈등이 일이 되기 전에 선을 긋고,

일이 되기 시작한 갈등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다루는 태도다.


리더가 갈등을 다룬다는 건,

사람 사이를 중재하는 게 아니라

일이 계속 흐를 수 있도록 구조를 지키는 일이다.



#스타트업리더십 #관계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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